美中 무역전쟁 발발시 반도체업종 가장 취약

      2018.04.09 15:05   수정 : 2018.04.09 15:05기사원문
【워싱턴=장도선 특파원】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발발 위험이 점차 고조되면서 무역전쟁에 대비한 증시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국간 통상 갈등은 말싸움 수준에 머물다 결국 협상으로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했지만 상황은 지난주 악화되기 시작했다.

급기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시장이 중국과의 무역 분쟁 때문에 일부 고통을 받게 될 가능성을 인정했다.

트럼프는 WABC 라디오의 "버니 앤 시드 인 더 모닝" 프로그램 진행자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국 및 다른 국가들과의 통상 갈등을 가리키며 "고통이 없을 것이라고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으려는 것을 해야만 한다. 따라서 타격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그것 때문에 훨씬 더 강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는 최근 무역전쟁 우려로 변동성이 커지며 하락했지만 아직까지 증시에서 공포 분위기는 찾아보기 어렵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7년 1월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지금까지 다우지수는 2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7%, 나스닥지수는 27% 오른 상태다. 트럼프가 미국인들에게 증시 하락에 따르는 약간의 고통 감수를 부탁할 근거가 된다.

CNBC는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발발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일단 중국에 대한 노출이 큰 회사들과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팩트셋에 따르면 S&P 500를 구성하는 기업들 가운데 중국 시장 의존도가 가장 높은 회사는 반도체 회사인 스카이웍스 솔루션스로 전체 매출의 83%가 중국에서 발생한다. 그 뒤를 이어 역시 반도체 생산업체인 퀄컴(64%), 코르보(Qorvo:64%), 브로드컴(54%)의 중국 매출 비중도 높다.

미국 최대 반도체 업체 인텔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4%, 그리고 애플의 중국 비중은 20%로 나타났다. S&P500 기업 중 매출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상위 20개 업체에는 반도체 업체를 포함한 기술주들이 16개나 포함돼 있다. 분석가들은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발발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이 아무래도 가장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비해 글로벌 통상 분쟁 우려가 커질수록 미국 국내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CNBC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미 지난해 고객들에게 트럼프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서 비롯될 수 있는 통상 위기를 경고하며 무역전쟁이 벌어질 경우 미국내 노출이 큰 회사들의 주식 매수를 권유했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글로벌 주식 전략가 피터 오펜하이머는 “시장의 표면 아래에서 통상 갈등은 외국 시장 의존도가 가장 높은 기업들과 비교할 때 미국 국내 시장에 가장 많이 의존하는 기업들의 실적에 이득을 안겨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가 고객들에게 추천한 미국 국내 매출 비율이 높은 종목은 철도회사인 CSX(100%), 약국 체인 CVS(100%), 저가 상품 판매체인점 달러 제너럴(100%), 금융 소프트웨어 회사 인튜이트(95%), 창고 대여 회사 퍼블릭 스토리지(100%), 통신회사 버라이즌(100%), 웰스파고 은행(100%) 등 7개 업체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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