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게이트 논란에도 디젤차 ‘불티’

      2018.04.19 17:48   수정 : 2018.04.19 17:48기사원문

경유차 배출가스 성능 조작 사건인 이른바 '디젤 게이트' 사태에도 국내 경유 소비는 계속 증가하는 모양새다. 미세먼지 유발 논란에도 불구 뛰어난 연비 성능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유 가격 등의 영향으로 경유 차량이 늘어나는 게 주요 요인이다.

19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간 경유 소비량은 1억6886만2000배럴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디젤 게이트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15년 1억5636만7000배럴에서 비해서도 약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휘발유 소비도 7657만배럴에서 7961만6000배럴로 3.9%가량 늘었지만 경유 소비 증가엔 미치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도 경유 소비 증가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까지 소비된 경유는 2659만6000배럴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2466만4000배럴)보다 3.7% 가량 더 많았다.

국내 경유 소비량이 악재에 영향을 받지 않고 증가하는 것은 경유 차량의 판매가 꾸준히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경유의 약 80%가 수송용에서 쓰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른 산업과 가정에서도 사용되지만 사실상 경유차가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휘발유보다 뛰어난 연비 성능을 가지고 있고, 연료인 경유 가격도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에 경유차 수요는 여러 논란에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유 소비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의 연간 연료 종류별 자동차 등록 현황을 보면 경유차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862만2179대에서 지난해 말 기준 957만6395대로 조사됐다. 약 100만대 가량 증가하면서 전체 자동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08%에서 42.52%로 늘어났다. 휘발유 차량과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의 비중이 같은 기간 각각 0.7%, 1.41%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5년 말부터 지난해까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수송용 유가 소비가 전체적으로 증가했다"면서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업용으로 쓰이는 상용차의 고정적인 소비량과 친환경 경유차 판매 등으로 차량이 증가하면서 경유 소비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세제 혜택으로 인해 경유 가격이 휘발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만큼 소비자들이 경유차를 선택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연료 가격 체계 탓에 경유 소비는 증가는 당연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가격 체계는 소비자가 경유차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경유차의 연비가 휘발유차에 비해 연비가 120%가량 좋으면서도 상대 가격은 세율이 낮아 경유가 휘발유의 85% 수준으로 낮게 맞춰져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유 소비량 면에서 국내는 디젤 게이트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다"며 "휘발유차와 경유차를 비교했을 때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 싸고 연비가 뛰어난 경유차를 선택하는 게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 제조사들도 승용차보다 SUV 판매량이 많아질 정도로 대세인데 향후 SUV 시장이 활성화될수록 경유 소비는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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