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계리 핵실험장, 붕괴우려로 사실상 ‘용도폐기’

      2018.04.22 17:35   수정 : 2018.04.22 17:35기사원문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 위치한 풍계리 핵실험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가 지난 2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전원위원회에서 "북한은 북부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핵실험을 중지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27일 남북정상회담과 5월 말~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비핵화 관련 선제적 카드가 북한 핵실험의 요체인 풍계리 실험장 폐쇄인 만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지난해 9월까지 모두 6차례 핵실험이 이뤄진 곳이다. 1차 핵실험 당시 감지된 인공지진 규모는 3.9로, 위력은 TNT 폭약 800t(0.8㏏)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 고도화 능력은 가파르게 상승햇다. 2009년 5월 25일 실시된 2차 핵실험과 2013년 2월 13일 3차 핵실험을 통해 북한은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북한은 2016년에는 1, 9월에 각각 4.5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표준화와 규격화 완성을 주장했다.

마지막 핵실험이었던 2017년 9월 3일 6차 핵실험에서는 폭발 위력에 대한 분석 차이는 있었지만 북한이 수소폭탄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북한의 핵 고도화 능력이 갈수록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했다.

하지만 풍계리 핵실험장의 위험성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12월 2일 풍계리 핵실험장 부근에서 규모 2.5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6차 핵실험 이후 네번째로, BBC 등 일부 외신은 핵실험장 내부 붕괴와 방사선 누출 가능성 등을 경고했다.


일각에선 사실상 용도폐기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카드라는 미끼를 덥석 물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카드를 계기로 '험난하고 지난한 여정'인 한반도 비핵화 완성을 향해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스텝 바이 스텝' 방식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비핵화는 이벤트 사건이 아닌 긴 여정"이라며 "기차가 마지막 비핵화 역에 도착할지 말지를 지금 단정해서도 속단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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