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베트남식 개혁·개방 따르나
2018.04.22 17:40
수정 : 2018.04.22 17:40기사원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0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 핵무력 건설이라는 력사적 대업을 5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완벽하게 달성한 기적적 승리는 노동당 병진로선의 위대한 승리"라며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철저히 관철하자면 당조직들의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북한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전원회의를 개최해 핵노선을 떼어내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 것은 대내외에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나 비핵화와 북한 체제보장에 대한 기대 이상의 빅딜이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주장하고 경제건설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중국식 개혁.개방의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은 1964년 핵실험을 한 후 미국과 갈등 속에 1969년 유엔총회에서 승인된 핵확산금지조약(NPT) 등을 거치면서 핵 보유를 공인받게 됐다. 1971년 4월 미국은 핑퐁외교로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헨리 키신저 미국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 1971년 7월 극비리 중국을 방문했다. 이후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상하이 공동성명'으로 양국관계를 정상화하게 됐다.
북한도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후 올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5월~6월 초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 중국과 상황이 닮은 부분이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중국의 개혁·개방은 내부역량을 강화한 후 점진적인 개방이었고, 베트남은 대외개방을 먼저 하고 내부적인 개혁을 이끌었다"며 "북한은 체제와 개혁·개방이 연계돼 있기 때문에 중국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도이모이(새롭게 변경한다는 뜻)로 대변되는 개혁·개방 슬로건을 내세우며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패배하고 1975년 베트남 공산화 후 미국은 베트남에 경제제재를 단행했다. 베트남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1986년 공산당 제6차 대회에서 개혁과 개방을 정책의 슬로건으로 앞세운 '도이모이'를 제시했다. 하지만 미국과 국교가 단절된 베트남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자 베트남은 1992년 개정 헌법으로 시장경제를 도입했다. 이후 1995년 미국과 국교정상화로 베트남 무역액이 급증하고 개혁·개방의 궤도에 올라타게 된 것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