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모든 협상문제, 실무서 발생"..'디테일의 악마' 강조
2018.04.24 16:52
수정 : 2018.04.24 16:52기사원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정상회담에서의 비핵화 선언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없다"며 '디테일의 악마'를 지적했다.
빅터 차는 미국 트럼프 정부에서 주한 미국대사 물망에 올랐다가 미국 매파와의 대북 정책 기조 및 노선 갈등끝에 내정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다.
빅터 차 석좌는 24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진행된 2018 아산플래넘 기자간담회에서 "정상회담만으로는 성과물을 얻을 수 없다.
그는 "실제 과거의 세계 다른 협상 내용을 보면 모두 세부적인 것에서 문제가 나왔다"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명제를 다시금 부각시켰다.
특히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과물을 얻어내기 위해선 기초적인 사전작업이 매우 중요하다"며 "과연 그런 작업없이 어느 정도 성취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을 덧붙였다.
차 석좌는 현재까지 북한의 입장도 과거와 다른 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장을 폐쇄하고 더는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은 분명 우리 모두 환영할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수년간에 걸쳤던 남북간 관계와 양상을 살펴보면 별로 새로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은 북미 정상회담의 예고편이라며 회담의 결과에 대해 긍정적이길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입장은 아직 예측할 수 없다고 보지만 한가지 분명한 건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가 이후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직접적인 예고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날 경우 미국 행정부의 입장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그 누구를 만나는 것보다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는 것만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고,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이 회담을 결코 실패로 끝나게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에서 가장 최소한으로 한반도의 비핵화 또는 평화 선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정상회담이 성공이든 실패이든 그에 따른 전략이 미리 준비돼야 한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비핵화를 통해 무엇을 얻을지 뿐 아니라 핵을 유지할 경우 잃게 되는게 무엇인지도 염두에 두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이 과정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한국과 미국이 북한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중요한게 인권 문제"라며 "비핵화를 넘어 관계정상화를 위해선 인권과 인도적 지원에 대한 담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aru13@fnnews.com 김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