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희 ‘바이블도자예술관’ 특별전
2018.05.03 16:35
수정 : 2018.05.03 16:35기사원문
실재하지 않는 것을 형상화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다. 눈이 보이는 것을 담아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보이지 않는 세계는 오로지 상상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예술가의 역량은 빛을 발한다.
서동희 건국대 도자공예과 명예교수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는 이와 같은 보이지 않는 믿음의 영역을 담아낸다. 말씀을 통해 들었겠으나 자신의 내면에서 그 세계를 온전히 구현하지 않으면 손으로 빚어낼 수 없다. 그의 기독교 영성이 속에서 녹아 작품에 투영되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그 가치는 더욱 드러난다.
20세기 이전부터 유럽과 아시아에서 믿음의 영역은 예술과 끝없는 조화를 이뤄냈으나 근대 들어 '믿음'이라는 가치는 예술계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서동희 교수는 보이지 않는 믿음과 신념을 그의 작품을 통해 꾸준히 표현해왔다. 그의 작품에서 성경은 단지 평범한 종이책의 모습이 아니다. 각 장마다 톱니와 같은 날을 가진 모습은 마치 생명력있게 살아 숨쉬는 것 같은 모양새다. 생명의 빛과 은혜의 빛은 은은한 광채를 내며 살아 숨쉰다.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최근 독일 도예 전문 학술지인 '뉴세라믹스' 3.4월호에 등재되기도 했다. 이를 기념해 서 교수는 그의 최신작과 함께 서울 자양동에 위치한 '바이블 도자예술관'에서 특별전을 10월 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특별전에는 학술지에 소개된 작품 4점과 신작 5점을 포함해 총 20여점이 전시된다.
서동희 교수는 "영적인 예술이 신앙과 관계되는 과정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특별히 학술지에서 주목받은 작품 '살구 열매'(사진)의 경우 성경 민수기에 나오는 '아론의 싹난 지팡이'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창작했다"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