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호 서원밸리CC 대표 "36만명 즐긴 ‘필드 위 K팝 축제’.. 올해 키워드는 평화와 화합"
2018.05.03 16:48
수정 : 2018.05.03 16:48기사원문
【 파주(경기)=정대균 골프전문기자】시작은 미약했으나 해를 거듭하면서 '국가 대표급'으로 체급을 불린 이벤트가 있다. '글로벌 K팝 콘서트'로 자리매김한 '서원밸리 그린콘서트'다. 대보그룹이 운영하는 경기도 파주 서원밸리CC가 2000년부터 국내 최초의 골프장 자선 콘서트로 시작한 이 행사는 매년 5월 마지막주 토요일 서원밸리CC 밸리코스 1번홀에서 펼쳐진다.
작년까지 이 콘서트를 찾은 누적 관객수는 36만여명. 올해 약 4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돼 누적 관객수는 40만명을 상회할 것이 확실시 된다. 고무적인 것은 수년전부터 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해외에서도 많은 한류 팬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콘서트가 열릴 즈음이면 이른바 '그린 콘서트 특수'로 지역경제가 들썩일 정도다. 마치 마스터스 골프대회가 개최지인 미국 조지아주의 소도시 오거스타를 먹여 살리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이 콘서트가 2012년 골프대중화에 기여한 공로로 문화관광부장관상, 2017년 국회의장 공로장을 수상한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서원밸리CC 이석호 대표로부터 올해 열릴 그린콘서트 준비상황, 서원밸리의 변화와 사회공헌 활동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이 대표는 1998년 비전힐스CC 총괄임원으로 골프장업계에 첫 발을 들인 뒤 충북 청주 이븐데일CC, 제천 힐데스하임CC, 경기도 김포 김포씨사이드CC 대표를 거쳐 지난 2016년 5월 서원밸리CC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이 콘서트는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오롯이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님의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시작됐다. 접경지역이라 문화행사를 접하기 힘든 파주 지역주민들과 군인 및 그 가족들에게 나눔, 사랑, 배려의 정신으로 골프장을 개방해 '봄나들이 축제'로 출발한 것이 차츰차츰 규모가 커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놀라운 것은 출연진 모두가 좋은 뜻에 동참하기 위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대형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기획사를 쓰지 않고 기획단계부터 행사진행, 마무리까지 그룹사 직원들과 골프장 직원들의 힘으로 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올 그린콘서트 키워드는 무엇인가.
▲서원밸리 자선 그린콘서트는 골프장에서 펼쳐지는 유일무이한 콘서트다.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배워가는 축제가 되어 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의미가 남다르다. 골프장이 위치한 파주시는 전 세계인들의 관심 속에 열렸던 4·27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된 판문점이 있는 곳이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로 파주는 접경지역이 아닌 평화와 통일, 그리고 번영으로 가는 역사의 현장이 됐다. 따라서 올해 콘서트는 '평화와 화합'의 의미를 갖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인원 4만명이 몰려 들면 안전사고에 대한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대한 대비책은.
▲지난해까지 신고된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을 정도로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그룹사 임직원들이 질서 유지를 위해 총동원되고 있는데다 지역의 자원 봉사자들도 거들고 있어 올해도 이와 관련된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차장은 비회원제로 운영되는 서원힐스 9개홀을 활용하게 된다. 자동차를 몰고 페어웨이로 들어가는 경험도 색다른 묘미를 선사할 것이다.
―매년 초호화 캐스팅이 화제다. 올해 출연진은 확정됐나.
▲명단을 공개하기에 앞서 먼저 기획사나 소속사의 적극적 협조에 감사드린다. 사실 이 콘서트는 전 출연진이 출연료가 없는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한다. 따라서 기획사나 소속사의 협조가 없으면 캐스팅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다시 한번 회사를 대표해 감사를 드린다. 올해도 개그우먼 박미선씨가 MC를 맡는다. 그외 출연진은 펜타곤, 이특과 신동(슈퍼주니어), EXID, 구구단, 모모랜드, 킬라그램, 빅톤, 마틸다, 아이즈, 페이버릿, DJ DOC, 김조한, 김태우, 정동하, 왁스, 박학기, 자탄풍+여행스케치(남준봉), 임팩트, 박시환, 이봉원 등 총 22명이다.
―출연진을 보면 세대를 초월한 라인업이다. 가족 단위 관객들이 콘서트 외에 즐길만한 프로그램이 또 있나.
▲본격적인 콘서트는 당일 오후 6시부터 시작되지만 그 전에도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페어웨이에 축구장, 어린이 놀이터, 씨름장, 텐트촌 등을 마련한다. 골프장이 그날만큼은 관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준다고 보면 된다. 엄마의 손을 잡고 잔디밭에서 뒹구는 아이들, 칠순 노모와 함께 잔디밭을 거니는 아들, 가족이 함께 짜장면을 먹는 장면 등은 '왜 그린콘서트가 있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다. 바자회도 열어 거기서 모아진 판매금 전액을 불우이웃에 기부하기도 하는데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최등규 회장님께서 국회의장으로부터 공로장을 받기도 했다.
―올해로 취임 3년째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서원밸리가 많은 부문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많은데.
▲철저하게 고객 입장에서 하드웨어 부문에 변화를 줬다. 먼저 9개의 새로운 티잉 그라운드를 만들어 샷밸류와 난이도를 높이고 동선을 확보해 잔디 답압을 줄였다. 그린 스피드를 스팀프 미터기로 매일 3.0m 이상이 되도록 그린을 관리한 것과 코스 내 맨땅을 없애기 위해 잔디와 식물을 많이 심은 것, 그리고 카트로와 보경로를 부분적으로 손 본 것도 하드웨어 측면에서 업그레이드된 부분이다. 또 고객과 직원은 종속이 아닌 파트너십 관계라는 기조하에 직원들의 '유쾌한 서비스'를 유도했다. 그러자 수익에 변화가 나타났다. 한마디로 퀄리티는 높이면서 영업수익은 좋아지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경영'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거기에는 회장실과 대표이사 방을 없애고 여성 골퍼를 위한 공간을 늘린 클럽하우스 리모델링도 한 몫을 했다.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성공 여부는 50% 수준에 그쳤던 여성 고객의 파우더룸 사용율이 90% 이상으로 높아진 것에서 알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골프장을 찾는 연간 약 40만명의 고객들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나부터 변해야 한다'라는 전 임직원들의 결연한 마음가짐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다.
―마지막으로 서원밸리의 콘셉트 및 지향점은 무엇인가.
▲자연을 존중하는 환경친화적 골프장, 명문의 가치와 고향의 정이 느껴지는 편안한 골프장, 그리고 그린콘서트를 통한 문화코드 1번지다. 전 임직원은 그렇게 자리매김한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서원밸리의 가치는 골프 전문지인 골프매거진과 골프다이제스트, 레저신문 등에 의해 각각 '한국의 10대 코스', '한국의 베스트 코스', '친환경 골프장' 등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늠되고 남을 것이다. 퍼블릭인 서원힐스CC도 '명가'의 DNA를 물려받아 '한국의 10대 뉴코스', '소비자 만족 10대 골프장'에 선정된 바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아직도 진화가 계속 되고 있다는 점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