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성장위원회 권기홍 위원장 "동반성장은 기업·경제의 필수 생존전략"

      2018.05.10 17:00   수정 : 2018.05.10 17:00기사원문

"대기업-하청업체로 이어지는 수직적인 기업생태계는 수평적으로 변해야 한다.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은 시혜 차원의 문제나 선택사항이 아닌 우리 기업과 경제의 필수적인 생존전략이다."

권기홍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취임 100일(5월11일)을 앞둔 지난 8일 서울 디지털로 동반위원장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동반성장의 가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권 위원장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영남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참여정부 초대 노동부 장관을 지내고 단국대 총장까지 역임했다. 그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TK인맥으로 꼽힌다.


그는 인터뷰 내내 동반성장과 상생을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협력기업간 수평적 생태계 조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동반성장은 단순히 '형편 좋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도와주는 것'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동반성장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그는 이어 "실례로 자동차업계를 보면 완성차업체가 협력사에 지시하고 협력사는 이를 수행하는 수직적 관계가 일반적이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인공지능(AI)이 결합돼야 하는 데 이러한 핵심 소프트웨어를 개발 제조하는 기술력을 가진 협력사는 완성차업체에 종속되거나 수직적인 관계를 거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동반위가 추진 중인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 해소' 캠페인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반위는 지난 4월 올해를 '임금 격차 해소 운동 추진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대-중소기업간 현격하게 벌어진 임금격차가 우리사회의 여러 고질적 문제의 본질이며 이에 대한 해소가 동반성장의 핵심"라며 "청년실업과 중소기업의 인력난이라는 미스매치를 해소함으로써 한편으로는 일자리창출도 도모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중소기업도 수평적 기업생태계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동반위 위상이 약해졌다는 지적에 대해 권 위원장은 동의하지 않았다. 동반위가 이슈를 주도하지는 못했지만 출범 당시나 지금이나 동반성장지수 선정, 적합업종 지정 등의 고유업무는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그는 "정운찬 전 총리가 동반위 초대 위원장이다 보니 동반위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초과이익공유제 추진 등으로 기대감도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정치적 환경이 바뀌며 '동반성장 문화 확산'을 캠페인 없이 진행하다보니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평적인 기업생태계 구축, 임금격차 해소 등 동반성장에 대한 이슈를 개발하고 사회로 들어가 캠페인을 벌이며 이슈를 선점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동반위 예산조달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동반위가 예산의 상당부분을 전국경제인연합회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가운데 삼성과 LG 등 주요기업이 전경련에서 이탈, 내년 이후에는 재원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권 위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부터 비슷한 수준으로 지원을 받는 것이 목표"라면서 "예산이 없어서 동반위가 문을 닫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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