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특별공급 대상 늘리면 뭐하나"

      2018.05.13 17:16   수정 : 2018.05.13 17:16기사원문


#. 올해 결혼 7년차를 맞은 A씨는 내집 마련을 준비 중이다. 기다렸던 신혼부부 특별공급 확대가 이달부터 시작되고, 소득기준까지 완화되면서 내집 마련의 문이 훨씬 넓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작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대출자격은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은행 측의 답변 때문이다.

1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신혼부부 특별공급 청약자격 기준은 혼인기간 5년 이내 유자녀에서 7년 이내 무자녀까지, 소득기준은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100%(맞벌이 120%)에서 120%(맞벌이 130%)로 확대됐다.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결혼한 6~7년차 신혼부부가 이번 제도변경의 혜택을 입게 됐다. 올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2021년 혼인신고는 총 65만6150건에 이른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3인 가족은 부부합산 월소득 650만원, 4인 가족은 부부합산 760만원까지 특별공급을 신청할 수 있다.
연봉으로 따지면 3인가족 맞벌이는 7800만원, 4인가족은 9120만원으로 과거보다 청약자격을 갖춘 대상자가 늘어나게 된다.

국토부는 "이번 청약제도 개선 시행으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기회가 확대되고, 특별공급 운영의 공정성 및 효과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앞으로도 실수요자 중심의 공정한 청약제도 운영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이 특별공급에 당첨되더라도 대출을 받으려면 뜻밖의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국토부가 주관하는 주택도시기금 신혼부부전용 구입자금 대출의 경우 소득한도가 연 7000만원까지다. 자격기준 역시 대출승인시점에서 혼인신고 5년 이내여야 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의 자격기준과 소득기준이 늘어났지만 신혼부부 구입자금 대출 기준은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혼인 5년, 소득 7000만원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했다.

신혼부부전용 구입자금의 경우 부부합산 연소득 4000만원 초과~7000만원 이하라면 30년 상환 기준 대출금리는 연 2.75%다. 여기에 청약저축 가입기간에 따라 최고 0.2%포인트, 부동산 전자계약을 체결하면 0.1%포인트의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6~7년차 신혼이나 소득이 7000만~9120만원 구간인 맞벌이 부부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비슷한 성격을 가진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은 최근 맞벌이 부부일 경우 연소득 최대 8500만원 이하로 소득기준을 높였다. 다만, 신혼부부 구입자금에 비해 대출금리가 0.9%포인트 정도 높고 신혼부부 구입자금 대출과 마찬가지로 혼인기간 5년이 마지노선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혼부부 특별공급대상이 확대됐지만 대출 부분에서는 보완작업이 필요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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