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럿이 함께 먹으면 과식한다 왜? (연구)

      2018.05.19 09:11   수정 : 2018.05.19 09:11기사원문

파티나 연회 등으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즐기면서 함께 식사를 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여럿이 함께 먹을 때 식사량 조절을 하지 못하고 과식해 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왜 그럴까?

미국 조지아 주립대의 건강심리학자인 존 드 카스트로 박사는 지난 1994년 약 500명을 대상으로 한 식습관 조사를 통해 '혼자 먹을 때보다 여럿이서 같이 먹을 때 더 많은 양을 먹는다'는 경향을 발견했다.



카스트로 박사는 당시 논문을 통해 "혼자보다 여럿이서 먹을 때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량이 10% 이상 늘었고, 아이스크림 같은 디저트류의 경우 40%가량 더 먹는다"고 언급했다.

카스트로 박사는 이러한 과식 경향을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가 식사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식사량이 늘어난 이유는 우선 식사 시간에서 비롯된다.

2006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 심리학과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피실험자 132명을 1명, 2명, 4명 등 그룹으로 나누고 특정 시간 내 쿠키와 피자 등 음식을 주문해 먹게 하는 실험이었다.

실험 결과 인원수가 많을수록 식사 시간이 길어졌고 주문하는 음식의 양도 많아졌다. 또한 자신이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도 발견됐다.

반대로 식사량이 줄어든 경우도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친구와 식사를 하게 되면 다이어트를 하지 않는 사람의 식사량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 모두 사회적 촉진 현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카스트로 박사는 "인간이 식사 시간에서 조차 사회적인 영향력을 이처럼 고려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다"면서 "원시 수렵채집 사회에서 여럿이서 음식을 나눠먹으면서 위험을 줄이려던 오랜 경험이 인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카스트로 박사의 연구는 1997년 논문으로 발표돼 이후 식습관 관련 심리학 연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chu@fnnews.com 추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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