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냉각기 대체할 반도체 개발

      2018.06.12 17:32   수정 : 2018.06.12 17:32기사원문


LG이노텍이 소형 냉장고와 정수기 등에 탑재되는 컴프레서(냉각기)를 대체할 신개념 반도체를 독자 기술로 개발했다. 미립자 소재를 적용한 '나노 다결정 열전 반도체'로 내년 상반기 양산되면 소형 가전의 경량화와 소음 절감 등의 획기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최근 독자 기술로 개발한 나노 다결정 열전(Thermoelectric) 반도체 개발에 성공해 경남 구미공장에 생산라인을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제품은 내년 상반기 양산될 예정이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혁신 부품이다.
열전 반도체에 전기를 주입하면 한쪽은 발열, 다른 한쪽은 냉각되는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와 양쪽에 온도차를 주면 전력을 발생하는 '제벡 효과(Seebeck effect)'를 이용한다.

LG이노텍의 열전 반도체는 이 회사가 독자 개발한 나노 다결정 소재를 적용했다. 나노 다결정 소재는 10억분의 1m 수준인 나노미터(nm) 단위의 초미세 결정 구조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기존 단결정 소재의 강도와 효율을 크게 개선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열전 반도체는 열저항을 최소화시킨 자체 모듈 구조를 적용해 단결정 열전 반도체 모듈 대비 냉각 효율을 30% 높여 동일 온도로 냉각 시 소비전력을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며 "특히, 나노 다결정 소재는 단결정 소재 대비 2.5배 이상 강도가 높아 진동으로 소재가 깨지기 쉬운 차량이나 선박 등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열전 반도체를 냉장고, 정수기 등 소형 가전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기존 컴프레서 방식의 소형 냉장고 소음이 29데시벨(dB) 수준인 반면,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소음을 최대 19dB까지 낮출 수 있다. 이는 방송국 스튜디오(20dB)보다 조용하다. 또, A4용지 절반 크기의 열전 반도체 모듈을 장착해 컴프레서보다 최대 40%까지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내년 양산시 소형가전 뿐아니라 혈액 보관용 특수 냉장고 등 대형 제품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통신 분야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광 송·수신기 등 통신용 데이터 전송 장비에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광통신 부품의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시켜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통신 부품은 일정 온도가 유지되지 못하면 파장 변화, 출력 감소 등으로 데이터 전송 효율이 저하된다.

LG이노텍은 향후 열전 반도체를 차량과 선박 분야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차량이나 선박에서 연료 소모시 발생하는 폐열을 전기로 변환해 열전 반도체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연료와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1600cc 디젤 자동차 기준, 연비가 L당 18㎞일 경우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리터당 19.8㎞까지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다.
약 9~12%의 연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선박도 열전 반도체를 적용하면 폐열을 재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열전 반도체 글로벌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7155만 달러에서 2020년 6억2673만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열전 반도체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방침"이라고 밝혔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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