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 교사, 노조법상 근로자" 대법 "노조 활동 가능" 첫 판결
2018.06.15 18:08
수정 : 2018.06.15 18:08기사원문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5일 전국학습지노조와 유모씨 등 재능교육 해고 교사들이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구제해 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학습지 교사들이 고용주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는 없다고 봤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습지 교사들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일부 교사들에 대한 위탁사업계약 해지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2007년 임금삭감에 반발하며 파업했다 해고된 재능교육 노조원들은 중노위에 구제신청을 했지만 '학습지 교사는 근로자가 아니다'는 이유로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학습지 교사를 근로기준법은 물론 노조법상으로도 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노동자의 법적 지위는 노조법상 노동자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두 가지로 나뉜다. 노조법상 근로자는 단결권(노조 결성)과 단체행동권(파업 등)을 인정받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도 인정받으면 부당해고와 임금 미지급의 부당성 등을 주장할 수 있다.
1심은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성은 부정했지만, 단체행동권이 보장된 노조법상 노동자에는 해당된다고 판단해 "재능교육의 계약해지는 노조를 와해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뤄진 부당노동행위"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교사들이 사측으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노무제공 자체의 대가로 보기 어렵고, 겸직 제한 등이 없어 사측과 사용종속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노조법상 노동자로도 인정하지 않아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일부 학습지 교사를 노조법상 노동자로 봐야 한다며 2심 재판을 다시 하라고 결정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