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쿼리PE 폐기물 처리 업체 매각 속도
2018.06.16 08:00
수정 : 2018.06.16 08:00기사원문
호주계 사모펀드(PEF)운용사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이 진행하는 폐기물 처리 업체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PE와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은 3~4곳을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하고, 예비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스탠다드차터드(SC)PE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맥쿼리 PE는 5월 18일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예비입찰을 실시했다. 예비입찰에는 IMM인베스트먼트, SC PE, 복수의 건설회사 등 5~6곳의 잠재적투자자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숏리스트로 선정된 원매자들은 한달 가량의 실사를 통해 7월 말 경 최종 희망 가격을 제시하게 된다.
맥쿼리 PE가 매각하는 회사는 더블유아이케이중부(대길산업), 더블유아이케이환경(대길환경산업주식회사), 더블유아이케이그린(대길그린), 더블유아이케이경기, 용신환경개발 등 5개다.
맥쿼리 PE는 지난 2013년 대길산업을 500억원에 인수했다. 대길그린과 더블유아이케이경기는 대길산업에서 물적 분할한 회사다. 용신환경개발은 맥쿼리 PE가 지난해 지분인수를 마무리한 코엔텍의 100% 자회사다.
지난 2011년 일평균 18만 6417t 수준이던 건설폐기물이 2016년에는 19만 9444t까지 늘어나는 등 꾸준히 증가추세였던 데다 허가제로 운영되는 폐기물 처리 사업 특성상 신규 경쟁업체의 진입이 쉽지 않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전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매각엔 산업·생활 폐기물 등 다른 폐기물 처리에 시너지를 더해주는 소각시설이 1곳만 포함됐다.
맥쿼리 PE는 매각 대상인 5개 업체의 몸값으로 2000억원 가량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5개사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60억원 규모인 것을 고려할 때 매각 가치가 12배 수준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기업 매각가치를 추산할 때 EBITDA의 10배를 적용하는 사례에 비춰보면 높은 수준의 매각가를 설정했다.
높은 희망 매각가는 원매자들이 인수전을 꺼리는 요소다. 평균치를 웃도는 가격을 써내기엔 건설폐기물 산업의 성장성이나 경영 효율성 개선 여부 등 걸림돌이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건설폐기물 산업은 환경규제 변화에 따라 언제든 시설을 개보수해야 하는 위험부담이 있는데다 신규 사업장 설치에도 환경단체나 지자체의 반발이 뒤따를 수 있다.
경영진 교체도 어렵다. 건설폐기물 산업체의 경우 지자체 또는 건설업자들과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데, 계약 성패에 경영진의 인적 네트워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에 기존 경영진이 떠나면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기업을 인수한 후 경영진 교체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기업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인 사모펀드(PEF) 입장에서는 자금을 많이 투입하긴 어렵다.
IB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안정적이고, 현금창출력이 좋다고 하더라도 매각가격이 원매자들 입장에서는 높다고 보고 있다”며 “IMM의 사례처럼 인수 후 밸류에이션을 높일 수 있겠지만, 가능성인 만큼 '가격'을 두고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