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기무사, 세월호 수색 종결 위한 가족 설득 논리 마련"
2018.07.09 10:39
수정 : 2018.07.09 10:39기사원문
국군 기무사령부가 세월호 수색 종결을 위해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설득 논리와 설득 방안'을 개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공개한 기무사가 2014년 9월 2일 작성한 '세월호 실종자 가족 대상 탐색구조 종결 설득 방안'이라는 문건의 필사본에 따르면, 기무사는 실종자 가족을 대상으로 세월호 수색을 종결하기 위해 6가지 설득 논리와 3가지 설득 방안을 개발했다.
기무사가 제시한 설득 논리는 △막대한 국가예산 지속 투입 △추가 실종자 발견 가능성 희박 △추가 인명피해 우려 △군·해경 본연의 임무 전환 필요 △경제손실 900여억 원 추산 △다수 국민 세월호 염증 표출 및 국정운영 정상화 여망 등이었다.
특히, 이같은 설득 논리는 당시 정부의 대응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문건이 작성된 지 2주 뒤인 2014년 9월 16일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국이 안정되지 않고 있어, 국민들은 답답하고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는 특별법 제정으로 여야가 대립하던 국면이었다.
기무사는 3가지 설득 방안도 제시했다. △해수부장관, 가족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결자해지 차원에서 종결 △종교계 인사, 감성적 접근을 통해 자발적인 인정사망 결심 유도 △일반인 희생자 유가족,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수색 종결 시점 제안이었다. 인정사망이란 사체 발견 등 확증은 없지만 주변 상황을 고려할 때 사망이 확실한 경우 관공서가 사망을 통보하는 것으로서, 공식적으로 사망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당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과 여론을 고려해 즉각적으로 세월호 수색 중단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문건 작성 두 달 뒤인 2014년 11월 정부는 세월호 수색 중단을 발표했다.
기무사는 교학사 역사교과서 채택에도 구체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함께 공개한 '교학사 역사교과서 관련 전담관 활동 계획' 필사본에 따르면 기무사는 현역 대령급 전담관 15명에게 예비역 단체 22곳을 배정해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전담관 1명당 예비역 단체 1~2곳을 배정해, 해당 단체의 예비역 대령 및 장성을 만나 대면보고하고 지원세력화를 유도하도록 되어있다. 사실상, 1대1 매칭을 통해 예비역 단체를 관리하라는 것이었다.
공개된 문건은 국방부 사이버댓글사건조사TF가 확인한 문건으로, 청와대 주요 보고사항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국회에서 기무사에 대한 감사를 '수시 집중 감사' 수준으로 끌어올려, 기무사에 대한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 기무사에 대한 특별감사를 매년 실시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를 외부에 설치하는 등 통제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