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교 올해만 벌써 투신 5건.. 하버브릿지사-울산시 '곤혹'
2018.07.16 17:00
수정 : 2018.07.16 17:00기사원문
【 울산=최수상 기자】울산대교에서 약 3주 사이 3명이 잇따라 투신하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올해만 벌써 5명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16일 새벽 1시 39분께 이모씨(39·사업)가 울산대교 남구에서 동구방향 11참조점 부근에서 바다로 뛰어내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오전 2시 31분께 울산대교 남쪽 200m지점 해상에서 의식이 없는 이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해경은 이씨의 가족 등을 상대로 자세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울산대교에서는 이날 투신한 이씨 외에도 앞서 2주에 걸쳐 2명이 잇따라 투신했다.
12일 자정 6분께 울산대교 위에서 류모씨(32·무직)가 택시를 타고 울산대교 중간지점으로 이동한 뒤, 택시에서 내려 곧바로 바다에 뛰어내려 숨졌다. 류씨는 당시 택시기사에게 "친구가 자살을 하려해 말리려 간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6월 30일에는 소방공무원 박모씨(46)는 신변을 비관을 이유로 뛰어내렸으며 8분여 만에 해경의 의해 구조됐으나 1시간 뒤 사망했다.
박씨는 이날 오후 4시 49분께 자신의 차를 몰고 울산대교 중앙지점에서 운행 중인 차를 정차해 곧바로 바다로 뛰어들었다.
울산대교 개통 이후 총 7건의 투신이 발생한 가운데 올해만 5건이고 6월 30일부터 7월 16일까지 3주 사이에 3명이 투신한 셈이다.
울산대교는 울산시 남구 매암동과 동구 화정동을 잇는 길이 1800m의 현수교다. 2015년 6월1일에 개통했다.
개통 이후 지난 2016년 1건, 2017년 1건에 불과했기 때문에 올해 들어 잇따른 투신사건은 관리업체인 하버브릿지사와 울산시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울산대교 상부 지점 폐쇄회로(CC)TV 감시를 강화하는 등 예방 활동을 벌이고 있으나 투신을 막기에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게 하버브릿지사와 울산시의 입장이다.
대교 개통 전 하버브릿지사는 주탑과 현수교 상판에서 교량을 실시간으로 비추는 CCTV 4대와 현수교 양쪽 하부에 바다에 뛰어든 투신자가 있는지 24시간 확인하는 CCTV 2대, 영상을 보며 투신 시도자에게 경고 방송을 할 수 있는 스피커 80대 등을 설치했다.
그러나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차를 타고 대교 위로 이동해 갑작스럽게 뛰어내리면서 이를 막기 위한 대책들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대교 건립 당시 난간을 높게 설치해 투신 시도자가 바다로 뛰어내릴 수 없게끔 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난간을 높이면 교량이 바람의 하중을 많이 받아 구조적인 위험성이 있다는 이유로 무산됐었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울산대교 개통된 뒤 부산의 광안대교처럼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현실은 투신 소식만 전해져 매우 안타깝다"며 "우선은 울산대교에서 이어지는 투신을 막기 위한 노력이 시급해 보인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