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부한 지방재원, 높은 복지서비스 제공
2019.04.20 09:43
수정 : 2019.04.20 09:43기사원문
#같은날 인근 어린이집 교사들은 한가로운 점심 휴식시간을 누리고 있었다. 푹신한 쇼파에 누워 낮잠을 청하거나 차를 마시며 피로를 달랬다. 만 1~5세까지 어린이들 100여명을 수용한 이 어린이집의 직원은 특수교사 포함 26명. 식당에서 점심을 먹던 아이들은 해맑게 웃으며 연신 손을 흔들어 댔다. 어린이집에서 가혹행위는 없냐는 우리측 취재진의 질문자체가 무색할 정도로 관리가 잘되고 있었다. 충분한 재원을 통한 보육교사에 대한 보상은 높은 보육의 질로 이어졌다.
■기초단체 코뮌이 사회복지 서비스 전담
스웨덴에 있는 모든 장애인은 한명도 빠지지 않고 국가에서 세심한 케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스웨덴은 누구도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촘촘한 사회보장 및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애인으로 태어났더라도 차별 없이 살 수 있다.
어린이집 운영에 필요한 예산도 모두 코뮌에서 제공하고 있다. 보호자는 소액의 이용료만 내면 된다. 베름되 코뮌에는 47개의 공립 어린이집과 10개의 사립 어린이집이 있는데 공립과 사립의 교육내용 등의 차이는 없으며 사립 어린이집의 경우도 베름되 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어린이집 간의 교육편차는 없으며 다만 교육방식에 따라 선호하는 어린이집이 다를 수는 있다. 아동학대는 법적으로 금지, 학대가 발생할 경우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박탈하는 등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장애인, 어린이 보육·교육은 모두 기초지방자치단체 업무로 전적으로 코뮌에서 재정을 부담하고 코뮌 주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시민과 가까운 거리에서 행정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져 시민의 주인의식과 책임의식이 큰 편이며 효율성도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데시라 플랭코르 베름되 코뮌장은 "베름되 코뮌은 지난해 약 340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이 중 580억원을 노인과 장애인 복지에 사용했을 만큼 지자체 주도의 지역돌봄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됐다"라고 말했다.
■지방세 70% 코민에 귀속, 풍부한 재원 확보
이같은 지역돌봄 정책의 성공은 무엇보다 풍부한 재원에서 비롯된다. 스웨덴에서는 월수입이 3만 7000크로나(400만원)가 넘는 경우에만 국세를 부담하며 그 이하의 주민은 26~31%정도(지역별 상이)의 지방세만을 부담한다. 지방세의 70%는 코뮌에 귀속되며 30%는 광역기초자치단체에 귀속된다. 시민들에 대한 대민 행정으로서 복지 업무는 전적으로 코뮌 스스로의 업무이며 이에 따라 전적으로 지역 주민에게서 징수된 지방세를 통해 코뮌 재정에서 100%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주민들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납부한 세금에 의한 혜택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데시라 코뮌장은 "모든 코민은 코민의 주민을 돌보는 책임을 갖고 있다"라며 "세금을 더 많이 걷어들이는 코뮌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코뮌끼리도 재정적차가 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이퀄라이제이션 펀드'를 활용, 지방세 수입이 풍부한 코뮌의 재정 중 일부를 기금으로 걷어 재정이 열악한 코뮌에게 격차해소금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 예를들면 고소득자가 많고 실업률이 낮은 지역의 코뮌은 '이퀄라이제이션 펀드'에 납부를 더욱 많이 하게 되고 난민이 많고 실업률이 높은 코뮌은 기금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받는다.
그는 "이 기금이 오히려 코뮌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라며 "코뮌 간의 평가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로 인해 예산을 차등 지원 하는 등의 후속조치는 없다. 잘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지원이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