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 인명피해 커진 이유

      2018.08.22 16:23   수정 : 2018.08.22 16:50기사원문


【인천=한갑수 기자】9명이 사망한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화재는 ‘인재’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천소방본부는 화재 당시 건물 4층에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22일 밝혔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 진압을 위해 공장 내부에 처음 진입했을 때 바닥에 물이 고여 있지 않아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사망자 유가족들도 화재 당시 건물 내 스프링클러와 비상벨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내놓았다.

한 유가족은 “사망자들의 옷이 물에 젖지 않은 걸로 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다른 유가족은 목격자의 말을 빌려 “직원들이 벨이 안 울려서 직접 문을 두들겼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특히 화재가 순식간에 번진 원인으로 4층 건물 천장과 벽이 우레탄폼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작업장에 인화성 물질인 ‘시너’가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한 유가족은 “불이 난 뒤 연기가 4층 전체에 퍼지는 데 고작 3분도 걸리지 않았다”며 “시너에 불이 붙었다는 직원의 진술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른 유가족은 “딸이 집에서 시너를 쓰면 물건이 감쪽같이 새 것이 된다며 잘못하면 화상도 입고 불도 날 수 있다고 회사 일을 말한 적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작업장에 박스가 쌓여 있었고 이 속에 인쇄회로기판(PCB)를 포장하는 인화성 물질의 포장재가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일전자 측은 “4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고, 지난 6월말 실시한 소방 점검 결과 4층과 관련한 지적 사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경비실에 있는 메인 주경종이 작동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4층에서 사이렌과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는지 여부는 현장 감식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소방 점검에서는 1층 분석실 내 화재감지기 미설치, 3층 피난구 유도등 불량, 2층 휴대용 비상조명등 불량 등 공장 1∼3층에서 7가지 사항을 지적 받았다.

안재화 세일전자 대표는 “우리 공장은 시너나 인화성 물질을 쓰지 않고 외주업체는 일부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숨기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답했다.

이번 화재는 21일 오후 3시 44분께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공장 4층 검사실에서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당시 건물 4층에는 사무실 30명, 최종검사실 7명, 개발실 3명, 포장실 3명 등 총 58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었다.
4층에는 소화기 26개, 옥내 소화전 4개. 비상구 2개, 완강기 4개가 설치돼 있었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소방청, 인천 공단소방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인천지방경찰청과 공동으로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했으나 화재 원인 등에 대한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목격자 진술과 현장 감식을 추가로 진행해 화재 원인 등에 대한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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