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의 발, 대표팀 결승전 이끌다
2018.08.29 21:42
수정 : 2018.08.29 21:42기사원문
'쌀딩크' 매직도 한국의 벽을 넘진 못했다. 29일 오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보고르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4강전에서 한국이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3-1로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혼자 3골을 넣은 황의조는 역시 황의조였고, 대표팀에 첫 골과 세 번째 골을 안겨준 막내 이승우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차세대 주역으로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대한민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만나 시종일관 주도권을 놓지 않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 끝에 승리를 차지했다.
첫 골은 대표팀 막내 이승우의 발끝에서 나왔다. 경기 초반 황희찬이 베트남 페널티 지역으로 투입한 볼이 황의조에게 연결됐다. 황의조는 볼을 잡으려다 베트남 수비수에 밀려 넘어졌고 흘러나온 볼을 이승우가 침착하게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베트남 골키퍼가 몸을 날렸지만 공은 이미 골망을 흔들고 있었다.
두 번째 골은 와일드카드로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과 황의조의 합작품이었다. 전반 28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공을 몰고 가 황의조에게 패스했다. 황의조는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키퍼 키를 넘기며 확실하게 승기를 굳혔다. 박항서 감독은 곧바로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수비수 팜 쑤언 만을 빼고 공격수 응우엔 반 꾸엣을 투입했다. 박항서 감독은 앞선 경기들에서도 교체한 선수가 연이어 골을 성공하며 '쌀딩크(쌀국수와 히딩크의 합성어)'란 별명을 얻었다. 이후 두 팀은 20여분 동안 공방을 이어 갔으나 별다른 골 없이 전반 휘슬이 울렸다.
쌀딩크 매직을 사전 차단한 것도 막내 이승우였다. 후반 10분 이승우는 그라운드 중앙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과감한 단독 드리블을 한 뒤 골대로 뛰어들어가던 황희찬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공이 상대 수비수에 맞고 흘러나오자 이승우는 오른발로 강하게 골을 때려 넣었다. 전반은 왼발, 후반은 오른발이었다.
승리를 확정지은 세번째 골 이후 김학범 감독은 결승전을 고려해 선수들을 불러들였다. 먼저 나상호를 투입하고 황의조를 쉬게 했다. 후반 25분 베트남의 쩐 민 므엉이 프리킥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흔들며 1골을 만회했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었다.
쌀딩크란 별명을 얻으며 베트남의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의 아시안게임은 2002년 히딩크 감독의 그것과 비슷했다. 두 감독 모두 월드컵, 아시안게임에서 한국과 베트남에 사상 최초 4강 타이틀을 선물했다. 금메달을 결정짓는 결승전은 오는 9월 1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열린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