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지원사,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은 무엇?

      2018.09.02 12:00   수정 : 2018.09.03 08:17기사원문

군의 보안·방첩 업무를 수행할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2일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운영 훈령'을 언론에 처음 공개했다. 그간 국군기무사령부가 모호한 규정을 가지고 불법적인 행위 벌였기에, 새로이 출범하는 안보지원사는 소속 부대원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훈령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해 근절하고자는 의지를 대내외에 드러냈다.

남영신 초대 사령관은 지난 1일 취임사에서 “새롭게 제정한 부대령과 운영훈령에 입각하여 전 부대원이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해 수행함으로써 국민에게 신뢰받는 조직, 군과 군 관련기관으로부터 전문성을 갖춘 꼭 필요한 조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겠다”고 밝혔다.



안보지원사는 운영 훈령을 통해 앞으로 정치 개입과 민간인에 대한 불법적인 정보수입활동을 전면 금지시키고 오로지 군의 보안·방첩 임무만을 하도록 했다.

부대 운영 훈령에 따르면 제4조에서 정치적 중립을 분명히 명문화했다.
제4조에는 '사령부 소속의 모든 군인 등은 직무를 수행할 때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명문화란 공식 문서화 시킨 규정을 통해 이를 어길 시 적절한 처벌을 즉각적으로 내릴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제5조 1항에는 '사령부 소속의 모든 군인등은 영에서 정하는 정당한 직무범위를 벗어나서 민간인에 대한 정보수집 및 수사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했다.

이어 제8조에는 '사령부 소속의 모든 군인등은 직무 수행을 이유로 자신의 권한을 부당하게 확대 해석・적용하거나 오용・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했다. 이를 지키는 일환으로 앞으로 전 부대원은 부대 내에서 똑같은 군복을 입도록 했다.

이에 대해 안보지원사 관계자는 "군복을 입고 있는 부대는 같은 부대 군복을 입게 하고, 국방부, 방사청과 같이 사복을 입고 근무하는 기관은 사복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 "이외에도 직무자도 아닌데, 부대의 회의나 회식 장소 등에 불쑥 찾아가 정보기관 요원이라고 대우를 바라는 행동, 절차를 무시하고 관련 자료를 내놓으라는 등의 특권의식은 앞으로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안보지원사는 암암리에 불법적인 행위를 지시할 수 있는 사태를 대비해 상관의 부당한 지시에 이의제기를 할 수 있는 이중장치를 마련했다. 또 이의 제기자와 공익신고자에 대해 보호 조항을 포함했다. 특히 민간 검사 출신을 감찰실장으로 둬 이의 제기자를 보호하고 내부에서 견제토록 했다.

새로 출범하는 안보지원사는 제도의 정비와 더불어 인원도 대규모 물갈이 됐다. 먼저 부대 개혁안에 따라 인원을 2900명 수준으로 30%감축했다. 가장 많은 지적을 받아온 전국 각 60단위 부대는 해체했다. 또 정치개입 논란을 불러일으킨 융합정보실과 예비역지원과도 해체했다. 군인과 군무원의 비율도 7대 3으로 맞추도록 했다.

이와 관련, 남 사령관은 "창설 준비단에 처음 오면서 가장 고민이 컷던 부분이 인원 감축으로 인간적인 고뇌를 가졌다"라면서 "이전과는 다른 새 사령부를 보여주기 위해 자체 심의 위원회를 만들어 30%를 감축하는 것이 아닌, 2900명을 새로이 선발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이중 소령, 대위와 같은 계급은 아직까지 젊고, 업무에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특권의식이 덜 가진 요원들이다"라며 "30%감축이 계급별 30% 감축이 아니라 중간 계급은 오히려 늘려서 자격 있는 사람을 선발했다"고 덧붙였다.

안보지원사는 앞으로 군의 보안·방첩 임무 기능을 수행하는 전문 기관으로 완전히 새로운 사령부로 재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기존에 기무사가 가지고 있던 수사권은 일부 조정해 행사한다. 훈령 제14조에는 '군사법원법'에 따라 '국가보안', '군사기밀보호',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에 관한 군인의 죄를 범한 사람을 수사한다.
한편으로 북한뿐 아니라 외국의 정보활동에 대응하고 군사기밀 유출을 방지하는 임무는 강화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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