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생명 손실 보더라도 매각"
2018.09.11 17:18
수정 : 2018.09.11 21:41기사원문
"(KDB생명보험은) 산업은행이 손실을 보더라도 매각하는게 정답이다. 다만 임기 내 바람직하게 매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장은 11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이 행장은 장기적으로 산업은행이 역할을 하되 기업 구조조정은 산은 혼자만의 업무가 아닌 협력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국지엠(GM), 대우조선, 현대상선 등 기업 정상화 문제와 관련해선 기업 정상화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기업 구조조정과 정상화는 비용이 막대하게 들어가는 작업으로 현재 최선의 노력으로 관리 방향이 합리적인가를 고민중"이라며 "매각과 관련해선 조급하게 하기보다는 충분히 정상화 시킨 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은에서 다른 곳으로 매각되는 것에 대해 구조조정 대상 기업 내에서 상당한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도 발생한다"며 "장기적으로 대기업 지원을 줄이고 신사업 위주로 지원을 늘려나가는 게 산은의 지원 방향"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산은이 2대 주주인 한국지엠의 신설법인 설립 논란에 대해 "한국지엠이 동 사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절차상의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이사회에) 구체적 안건이 올라온 게 아니고, (한국에) 신설법인을 만들 수도 있다는 보고 차원이었다. GM 측으로부터 구체적인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외이사 한 분이 신설법인의 구체적 내용, 기대되는 효과와 목적을 이사회에 올려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 내용이 밝혀져야 찬성할지 반대할지 정하겠지만, (GM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기본협약에 위배되는 만큼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회장은 대우건설 재매각과 관련 "상당 기간을 갖고 대우건설을 재정비해 값을 올려 팔겠다"며 "2∼3년 기간 동안 대우건설의 경쟁력을 높여 민간에 매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되고 나서 "당시 국내외 대부분 기업을 다 접촉하고 매각을 추진했음에도 실패한 것이기 때문에, 더는 잠재적 매수자를 찾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조급히 매각을 추진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에 대해 "예측보다 훨씬 빠른 변화가 나왔는데, 그게 남북 경제협력"이라며 "(경협이) 가시화하면 대우건설의 유용성이 굉장히 커진다. (매각이) 실패했던 가격의 두 배는 받아야 하지 않겠나. 주당 5000원이 아닌 1만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부동산으로 돈 버는 나라에선 혁신.창업 기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대한민국에 제일 흔한 게 돈이다. 부동자금이 1000조원이다. 그게 다 부동산에서 번 돈"이라며 "강남에 가서 '부동산으로 돈 번 사모님들 벤처펀드 1조원 만들면 큰 상 주겠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했다. 부동산 광풍이 우리 경제를 어렵게 만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