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중 HULAB ㈜디앤티 대표 "제조업서도 혁신 기업 나올 수 있다"

      2018.09.16 16:57   수정 : 2018.09.16 16:57기사원문

【 전주=이승석 기자】"국내에서 '제조업은 안 된다'며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 인건비 등 가격 경쟁력에 밀려 국내 많은 제조업체들이 도산하거나 도태됐지만, 다시 제조업이 활성화 될 것이라 믿고 있다"

정우중 HULAB ㈜디앤티 대표(37·사진)는 국내에서 가장 젊은 생활가전 제조 스타트업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판 다이슨'을 목표로 세계 최초 특허받은 살균 물걸레청소기(HSM-110C)를 출시한 정 대표는 전북지역을 넘어 중앙무대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청년창업가이다.

정부가 청년취업난 극복과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책으로 다양한 청년 창업정책을 퍼붓고 있는 상황에서 '바늘구멍'을 뚫고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2016년 기준)은 27.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가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망한다는 수치는 시장이 그리 녹록지 않다는 현실을 방증한다. 더군다나 제조업은 한국경제의 중심축이었음에도 현재는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대기업조차 '제조업 기피' 현상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 대표의 도전이 빛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정 대표는 "최근 미국 스탠퍼드대 디스쿨(d.School)을 통해 실리콘밸리 기업과 투자회사 관계자들을 만났다"며 "이들은 하나 같이 한국 기업을 향해 '기술 개발에만 너무 목을 맨다'고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사실은 그 기술을 어떻게 접목하고, 사업화로 연결시킨 뒤 수익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능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혁신의 아이콘이자 혁신 기업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은 널려있다'고 표현한 것에 뭔가 뒤통수를 한 방 맞은 듯 충격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정 대표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K-Globla 혁신기업가'에 선정돼 미 스탠퍼드대 래리 라이퍼 교수가 총책임을 맡고 있는 디스쿨 전 과정을 마쳤다. 라이퍼 교수는 지난 2015년 파이낸셜뉴스 모바일코리아포럼의 기조연설자를 맡는 등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석학이다. 이 과정은 해당 대학 재학생만 수강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디스쿨에서 배운 혁신을 일으키는 방법은 놀랍고도 간단했다"며 "공감을 통해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아 단시간에 시제품 제작과 테스트를 반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같은 과정을 최소한의 도구와 비용으로 소비자에게 테스트한 뒤 다시 보완하면서 작업에 속도를 낸다. 이는 실리콘밸리 혁신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눈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르고 수평적인 기업문화, 무엇보다 실패를 용인하고 재창업의 경험을 대우하는 창업환경이 국내에 조성됐으면 한다"며 "실리콘밸리 현장을 통해 호텔 하나 없이도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에어비앤비'를 비롯해 제조업에서도 이같은 혁신 기업들이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2press@fnnews.com 이승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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