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원 동해선 연결 출발점… "매머드급 인프라 공사 쏟아질 것"
2018.09.20 18:14
수정 : 2018.09.20 21:11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 '평양공동선언'에서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을 하기로 약속함에 따라 국내 관련 공기업과 건설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지난 수년간 국내에서 큰 프로젝트가 없는 상황에서 향후 유엔제재가 풀리게 되면 새로운 매머드급 사업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일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선언은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 큰 프로젝트가 당장 나오지는 않겠지만 그 출발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유엔제재가 풀리게 되면 사회간접자본(SOC) 부문에서 엄청난 규모의 사업들이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인프라 공사 시작 기대감
건설업계가 우선 주목하는 것이 전기·통신, 도로, 상하수도, 공항·항만 등 인프라 분야다. 특히 전기·통신은 가장 먼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 새마을운동 당시를 떠올려보면 전기·통신이 먼저 깔리고 국토의 축을 이루는 고속도로와 철도 등이 재정비되면서 근대화가 시작됐다"며 "북한도 경제협력을 통한 인프라를 건설하려면 이 같은 흐름을 밟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공항과 항만 등 시설도 대거 정비 또는 신설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접근성을 높이는 분야와 함께 대외접근성을 넓히는 인프라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그러나 이런 상황은 제재가 풀리고 경협 자금이 투입되는 이후에나 가능한 상황"이라며 "아직은 큰 프로젝트가 없지만 기대감은 큰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2조원 동해선 철도연결부터
하지만 남북 정상이 올해 내 착공하겠다는 발표를 한 만큼 유엔제재를 거스르지 않고 철도와 도로 등 남측과 북측이 따로 착공할 것으로 보여진다. 양국 정상이 언급한 내용 중 철도부문은 동해선 철도와 경의선 철도다. 경의선은 이미 지난 2007년 12월 완공돼 화물열차가 오가다 2008년 11월 북한의 통보로 운행이 중단됐다. 때문에 우리측이 추가로 공사를 진행할 것은 없다. 북한쪽 구간도 약간의 보수만 진행하면 운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해선은 다르다. 동해선은 강릉에서 고성 제진까지 104.6㎞를 새롭게 깔아야 한다. 사업비만 2조3490억원에 달한다. 철도업계에서는 보상을 비롯해 완공까지 8~1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강원 지역은 산이 많아 터널과 교량을 많이 지어야 해 예산과 건설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선언한 만큼 예비타당성 조사도 생략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예비타당성 조사에만 최소 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연내 착공하려면 이 절차가 생략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정부는 이미 철도·도로 등 남북연결 사업에 대한 내년 예산을 2951억원 편성한 상태여서 곧바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경의선 고속도로 북한구간 기대
경의선 도로도 새로운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속도로의 경우 서울~문산구간은 이미 뚫려 있지만 북한 개성~평양고속도로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11.8㎞ 구간을 새로 지어야 한다. 이후 유엔제재가 풀리면 개성~평양 구간 현대화 사업도 기대를 하고 있다. 현재 개성~평양구간은 고속도로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해 나중에 대대적인 확·포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북한 인프라 사업에 대한 공사 수요는 엄청나게 크지만 남북이 합의했다고 해서 바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게 아니다"라며 "빨리 유엔의 대북 제재가 풀려야 남북 경협이 시작될 수 있다"고 말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