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사찰 지시'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 기소

      2018.09.21 11:46   수정 : 2018.09.21 12:02기사원문

세월호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수사 중인 군 기무사 의혹 특별수사단이 소강원 전 국군기무사령부 참모장(육군 소장)을 기소했다.

특별수사단은 지난 5일 구속된 피의자 소 참모장(당시 광주·전남지역 관할 610 기무부대장)을 세월호 민간인 사찰 관련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기무사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정권에 불리한 여론이 흘러가자 정국의 조기 탈피를 위해 세월호 TF(태스크 포스)를 조직했다.

세월호 TF에는 TF장 아래 현장지원팀과 정책지원팀으로 구성됐다. TF는 광주·전남과 안산지역의 기무부대를 동원하여 지역별, 기능별로 사찰행위를 계획하고, 실제 실행에 나서 조직적으로 가담했다.


이중 소 참모장은 광주·전남지역 관할 610 기무부대장으로써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소속 부대원들에게 유가족에 대한 악의적이고 부정적인 첩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했다. 당시 부대원들은 팽목항, 진도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을 관찰하거나 공무원 등으로부터 각종 정보를 수집하는 민간인 사찰을 했다.

기무사는 유가족의 이미지에 흠집을 낼 수 있는 정보라면 모조리 수집했다. 가령 유가족의 사생활(TV 시청 내용, 일부 유가족의 야간 음주 실태 등)이나 세월호 유가족의 가족관계와 특이내용, 유가족의 성향, 유가족의 무리한 요구, 유가족의 전반적인 분위기 등이다.

실제로 이렇게 파악된 정보들을 통해 '진도 지역 실종자 가족들의 경우 가족들을 위한 구강청결제 대신 죽염을 요구하였다'라는 내용이 알려지기도 했다. 또 유가족의 정치적 성향을 '강성', '중도', '온건'으로 세부 분류 했다.

특수단은 소 참모장이 이러한 민간인 사찰 업무를 부하들에게 지시했고, 그 첩보수집 내용을 수시로 보고하게 지시한 점이 기무사의 직무범위에 속하지 않는 직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특수단은 지난 7월 16일 구성돼 기무사의 월호 민간인 사찰 의혹 및 계엄 문건 작성 의혹 사건에 대한 수사를 독립적으로 진행해왔다. 특수단은 기무사 예하 부대의 압수수색을 통해 관련 보고서, 첩보관리체계, 기무망 이메일, 세월호 백서, 업무용 PC 등 광범위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단 관계자는 "특수단은 유병언 검거와 관련된 불법감청 의혹을 포함한 기무사 불법적인 민간인 사찰행위 등을 철저히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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