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몰카' 사각지대 성범죄 비중 증가세‥실형선고는 감소

      2018.10.03 13:00   수정 : 2018.10.03 13:00기사원문
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와 몰래카메라 범죄 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범죄자들에 대한 실형 선고 비중은 대폭 감소해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몰카 성범죄 증가세 '꾸준'
3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범죄현상과 형사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13세 미만 아동인구 대비 성폭력 범죄 발생 비율이 끊임없이 치솟고 있다.

2016년 기준 아동인구 10만명 당 성폭력 범죄는 21.26건에 이르렀다. 이는 2008년 16.66건이었던 것에 비해 약 28% 증가한 수준이다.


특히 아동 성폭력 범죄에서 강간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4년 발생한 전체 아동대상 성폭력범죄 중 강간은 12.1%를 차지했지만, 2016년에는 15.2%로 3.1%포인트 증가했다.

대부분의 아동대상 성폭력 범죄는 비교적 강도가 낮은 강제추행인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성폭력 범죄 중 강제추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기준 48.8%였지만, 아동으로 그 범위를 좁힐 경우 76.7%까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피해 아동이 입을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생각하면 심각성을 범죄 강도에 따라 나눌 수 없다고 지적한다.

김지영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동대상 성범죄에서 강제추행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은 심각한 성범죄 발생율이 성인에 비해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아동의 신체적 특성상 강간보다 강제추행의 비율이 높은 것 뿐 정신적·신체적 피해는 성인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일명 '몰카범죄'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1년 몰카범죄는 1535건이 발생했지만, 2016년에 들어서는 5170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범죄자들 중 남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여성 범죄자의 비중도 소폭 증가해 2011년 1.8%에서 2016년 기준 2.6%를 기록했다.

■성범죄자 실형 비중은 감소
'미투(Me Too)운동'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성범죄자 강력 처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성폭력범죄로 실형을 선고받는 이들의 비중은 오히려 감소세다.

성폭력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1심 판결 현황을 살펴보면 2010년 기준 전체의 17.9% 수준이었던 재산형의 비중은 2016년 기준 33%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성폭력범죄자에 대한 실형 선고는 2010년 기준 40.8%에서 2016년 기준 27.6%로 감소했다.
다만 인구 증가와 성폭력범죄 증가, 검거율 증가 등으로 인해 실형을 받은 인원은 1257명에서 3113명으로 증가했다.

성폭력범죄 중 강간과 추행으로 범위를 좁혀도 실형을 선고받은 범죄자들의 비중은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기준 36.7% 수준이었던 실형 선고 비율은 2016년에 들어 25.3%로 감소했고, 벌금 등 재산형을 선고받은 이들의 비중은 반대로 17.4%에서 33.2%로 증가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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