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 부는 따듯한 재능 나눔.."일자리 제공에 큰 보람"
2018.10.11 11:51
수정 : 2018.10.11 11:51기사원문
니트 전문 브랜드 '리플레인'의 정종우·김정은 대표는 지난해부터 몽골 현지인들이 캐시미어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재능기부 활동에 나서고 있다. 울란바타르의 캐시미어 공장에서 근무했던 몽골 현지 종사자들은 공장 자동화로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 때 구원투수격으로 합류한 인물들이 정 대표와 김 대표다. 회사를 운영하면서 각각 유통채널관리와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두 대표는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의 경쟁력을 쌓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막상 사업에 참여해보니 여러 난관에 마주쳤다. 우선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이 낙후된 생산 시스템이 문제였다.
김 대표는 "올해 2월 일주일 가량 몽골 공장을 방문해 편직 시스템을 살펴봤는데, 시설이 굉장히 열악했다"며 "우리나라에서 생산을 할 때에는 디자인에 따라 옷이 구현되는데, 몽골은 현지 기계와 기술력을 감안해 생산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지 조합원과의 소통이 중요했다. 그러나 물리적 거리와 언어적 제약이 있어 시간이 몇 배나 들었다.
김 대표는 "국내의 경우 공장에서 샘플이 나오면 현장에서 즉시 수정을 진행하는데 반해, 몽골 조합원과의 작업은 통역도 거치는 등 커뮤니케션에 애로사항이 있어 완성 제품이 나오기까지 네다섯 차례 수정 작업을 반복해야 했다"며 "다행히도 올해 몽골에서 조합원들과 만나 그 분들의 상황과 앞으로 진행 방향에 대해 점검할 수 있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에는 기존 여성 상의 니트만을 내놓던 것에서 벗어나 제품군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여성 상의 니트를 처음 출시했는데, 사람들이 '좋은 일에 쓰이겠지'라는 생각으로 소비하기에는 캐시미어 제품 특성상 10~20만원대의 가격에 대한 저항이 있었다"며 "올해는 가격대를 낮추고 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머플러, 장갑 등 제품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완성된 제품이 한국 시장에 판매되면 조합에는 원자재와 임금에 대한 금액과 함께 최종수익금의 10%가 돌아간다. 나머지 수익금은 다른 저개발국가의 조합개발에 쓰인다.
부부 사이인 두 대표는 5년전 잘나가는 외국계 광고회사와 대형 패션업체를 그만두고 현재의 회사를 창업했다. 성장기에 접어든 회사를 운영하는 데도 일손이 딸리지만 꾸준히 이번 프로젝트에 시간을 쏟고 있다. 정 대표는 "사회공헌활동에 활발히 나서고 있는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저희 같은 작은 회사들도 의미있는 일을 하고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기업에도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기고, 다른 회사들도 사회공헌에 관심을 가지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희가 10년, 20년 재능기부에 나선 후 또 다른 참여자에게도 바통을 넘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한다"고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