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저유소 화재 부실수사 질타, “스리랑카인에게 사과해야”

      2018.10.11 12:41   수정 : 2018.10.11 13:30기사원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1일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과 관련, 경찰의 수사가 부실했다고 질타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은 오전 감사 시작 직후 발언권을 얻어 고양 저유소 화재 사건에서 피의자로 지목된 스리랑카인 A씨(27)에 대한 경찰의 무리한 구속영장 신청를 지적했다. 앞서 경기 고양경찰서는 A씨에 대해 중실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이를 반려했다.



김 의원은 “경찰이 외국인노동자를 중과실 혐의로 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두 번이나 반려됐다”며 “국민들이 ‘힘 없는 외국인노동자에게 뒤집어 씌우는 거냐’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나오는 등 사고의 근본 원인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데, 경찰은 ‘CC(폐쇄회로)TV로 (피의자) 잡았다’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소병훈 의원도 “일종의 민속놀이로 풍등을 날려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걸 전혀 예측 못한 건데 저유소에 불이 붙었다고 해서 중실화로 봐야 하나”라며 “경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스리랑카인에게 사과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원래 화재 사건은 원인 규명이 어려운데, 왜 이렇게 급하게 부실하게 해서 경찰의 수사 역량을 지탄받냐”며 “지금부터라도 이 수사를 차분히 하고 초동수사 잘못된 것을 정확히 분석해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이진복 의원은 “저유소에 안전시설을 반드시 설치해야 하는데 민간 회사에서 경비절감을 위해 하지 않은 것”이라며 “안전관리 위반으로 회사측을 조사는 했는지 모르겠다.
제대로 수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민갑룡 경찰청장은 “수사상 신변처리 절차를 해결해야 했기에 수사에 여러 관련 사항들을 다 밝혀내지 못해 아쉽다”면서 “피의자를 긴급체포했기에 시한 내에 처리해야 하는 부담이 있고 나머지 부분은 계속 보강수사를 해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을 잘 알고 있어 바로 수사팀을 확대했다”며 “부실한 부분이나 법리적 시비가 있는 부분은 철저하게 수사해 해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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