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증가에 정부 한숨 돌렸지만...연령별 일자리 양극화 심화·서비스업 부진 지속

      2018.10.12 16:33   수정 : 2018.10.12 16:33기사원문
9월 취업자 수가 4만5000명 증가하면서 정부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불과 열흘 전인 지난 2일까지만 해도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9월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힐 만큼 고용사정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시장은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최근 8개월째 10만명을 밑돌고 있고, 실업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취업자 수 증가도 추석연휴라는 '반짝효과'도 반영된 결과다.


세부지표를 들여다보면 우리 경제의 '허리'인 30~40대의 취업자 수는 각각 10만명 이상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 중장년층은 증가하는 등 연령별 일자리 양극화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제조업 침체 여파가 서비스업까지 미치면서 도소매업, 음식숙박 등과 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취업자 수는 또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부가 내놓는 각종 일자리 대책 '약발'이 들지 않는 상황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수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령별 일자리 양극화 심화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2만3000명 감소했다. 2015년 11월 이래 35개월 연속 감소세다. 30대 취업자 수도 10만4000명 줄어들었다.

이와 대조로 중장년층 취업자 수는 오히려 증가세다. 50대의 경우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3만3000명 증가했고, 60세 이상은 23만3000명이 늘었다. 이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는 15만명으로, 64%에 달했다.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불안정한 중장년층 취업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용률 하락이 두드러졌다. 9월 15세 이상 고용률은 61.2%로, 2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월부터 2010년 3월 이후 가장 장기간 떨어진 것이다. 30대 고용률은 0.2%포인트 떨어지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40대와 50대도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씩 하락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6.8%로 0.1%포인트 내려갔다.

고용률은 해당 연령대 인구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취업자 수 감소와 고용률 하락이 동시에 이뤄진 것은 인구 감소분보다 취업자 수 감소 폭이 크다는 것이다. 실제 9월 40대 취업자 수 감소폭은 인구 감소분(-11만3000명)보다 컸다. 정부는 그동안 취업자 수 감소세가 지속한 것을 두고 생산인구감소 영향이 크다고 설명해왔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인구요인을 감안해도 고용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업률도 꺾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실업률은 3.6%로, 9월 기준 2005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102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2000명 늘며 9개월째 100만명을 상회하고 있다.

실업자는 15~29세를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증가세를 나타냈다. 30대 실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4만1000명, 40대 실업자는 3만2000명 증가했다.

■서비스업 고용침체 지속
제조업 침체 여파로 서비스업의 부진도 이어졌다. 9월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5000명 감소하며 8월(-1만2000명)에 이어 두 달째 감소했다.

최저임금과 밀접한 업종에서 취업자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경비원 등이 포함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에서는 13만명의 취업자가 줄었다. 도소매업(-10만명), 숙박음식업(-8만6000명) 등의 업종에서도 취업자 수 감소가 지속되는 모습이었다. 다만, 정부는 도소매업 및 숙박음식업 등의 취업자 수 감소에 대해 과당경쟁, 중국인 관광객 감소 영향 누적 등에 따른 업황 위축으로 분석했다.

반면 정부 일자리 예산이 집중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9월 13만3000명 증가했다.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취업자 수도 2만7000명 늘었다.

임시·일용직 감소세도 지속됐다. 정규직인 상용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33만명이 늘어났지만 임시·일용직은 각각 19만명, 2만4000명씩 줄었다.

빈 과장은 "지난해 9월 조사대상 기간 폭우가 많이 내려 건설 등의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년(15~29세)실업률은 8.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다만, 체감실업률을 의미하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2.7%를 나타냈다. 전체 고용보조지표3 역시 11.4%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9월 기준 가장 높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년 전보다 11만4000명 증가한 1615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구직단념자는 55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3000명 증가하며 2014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제조업의 취업자 감소폭 축소 등으로 7~8월 대비 고용 증가폭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엄중한 상황”이라며 "현장에서 일자리가 하나라도 더 만들어질 수 있도록 가용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해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강화하고, 투자 활성화·혁신성장 등을 통한 우리경제의 일자리 창출능력 제고 노력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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