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은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쟁
2018.10.15 17:02
수정 : 2018.10.15 21:13기사원문
국정감사를 계기로 단말기 완전자급제에 대한 논의가 다시금 촉발됐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란 현재 이동통신사에서 단말기 구입과 통신서비스 가입이 함께 진행되는 것을 분리하자는 의미다. 이를 통해 이통사는 서비스와 요금으로 경쟁하고 제조사도 단말기로 경쟁해 궁극적으로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5일 국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이 통신요금 인하 방안으로 거론됐다.
그동안 국회를 중심으로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논의가 진행돼 왔지만 정부나 업계에서는 효과에 의문을 나타낸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올해 국감을 통해 재논의에 들어간 모양새다.
국회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에 여전히 찬성하는 분위기다. 더불어 민주당 변재일 의원은 "단말기 자급률이 높은 나라는 자연적으로 가격 인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우리나라도 자급률을 끌얼 수 있을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도 "제조사의 경쟁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단말기 값이 올라가는 것"이라며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도입해야 경쟁을 유도해 가격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에서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 취지는 동의하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추구하는 방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25% 선택약정할인 문제, 소비자의 선택 문제, 6만명 가량의 통신 유통 종사자 일자리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전성배 과기정통부 기조실장은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시행되면 유통점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지적대로 유통점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에서 왜곡된 통계 수치와 검증이 없는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믿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협회 측은 "골목상권을 들어내고 통신자회사 등 대기업 유통망으로 대체하려는 속셈"이라고 강조했다.
이통업계는 고가의 단말기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시점에서 제조사 경쟁을 위해 단말기 완전자급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이통시장에서 삼성전자 단말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를 넘는 독점적 상황에서 가격 경쟁을 통한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위해서는 단말기 완전자급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단말기 완전자급제를 포함한 유통구조 개선 등으로 단말시장 경쟁 촉진이 시급하다"며 "제조사가 통신요금 부담 경감에 적극적인 동참을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