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사절단' 순천만 흑두루미 첫 도래
2018.10.17 12:50
수정 : 2018.10.17 12:50기사원문
【순천=황태종 기자】전남 순천시(시장 허석)는 지난해 보다 하루 빠른 16일 오후 4시 순천만에서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 2마리가 첫 관찰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날 첫 관찰된 흑두루미는 순천만 갯벌에 안착한 후 인적이 드문 갈대군락과 갯벌 사이에서 휴식을 취하다 해가 지자 흑두루미의 오랜 잠자리인 붉은 칠면초군락에 잠자리를 잡았다.
겨울철 진객 흑두루미가 도래했다는 소식에 흑두루미영농단은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한 흑두루미 희망농업단지내 벼 수확을 서두르는 등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졌다.
순천시도 안정적인 서식처 마련을 위해 차량불빛 차단과 농경지내 출입을 통제하는 갈대울타리 설치를 진행하고, 철새의 면역력 증가와 분산 차단으로 고병원성 조류독감(AI) 예방에 효과가 입증된 철새 먹이주기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또 흑두루미 잠자리인 갯벌의 해양폐기물을 제거하고 친환경농업단지 인근에 위치한 가금류 축사 등 환경 저해 시설물 보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흑두루미 새벽 모니터링팀도 바빠졌다. 18일부터 흑두루미 잠자리 모니터링에 들어가는 강나루 명예습지안내인은 "순천만 흑두루미는 핑크뮬리보다 칠면초를 더 좋아한다"면서 "세계적으로 검은 갯벌과 붉은 칠면초 군락 사이로 흑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은 순천만이 유일할 것이다"고 말했다.
순천시 상징조류인 흑두루미는 지난 1996년 70여마리가 관찰된 이래 2008년 350마리, 2014년 1,005마리, 2016년 1725마리, 2017년 2167마리로 개체수가 증가 추세에 있으며, 순천만습지는 세계적인 흑두루미 월동지로 자리잡았다.
한편 북한 청천강 하구 문덕 철새보호구가 한반도 흑두루미의 중간 기착지로 알려지면서 순천만에 도래한 흑두루미가 남과 북을 잇는 '평화사절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