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가리추어탕 맛보세요" 항일운동가의 손자며느리가 전수하는 울산향토음식

      2018.10.24 16:40   수정 : 2018.10.24 16:46기사원문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지역 항일운동가인 성세빈 선생의 손자며느리(손부·孫婦)가 일산해수욕장과 대왕암공원으로 잘 알려진 일산진 마을의 전통향토음식을 계승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울산시 동구 일산진마을협의회는 24일 성세빈 선생 생가와 일산동주민센터 3층에서 마을공동체사업으로 ‘전통향토음식 만들기’를 진행했다.

이번 마을공동체사업은 마을 주민들의 친목을 도모하고 잊혀져가는 지역의 향토음식을 계승하기 위해 일산진마을협의회에서 올해 처음 개최한 행사다.

지난 7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 순서로 올해 마지막 행사다.

전통향토음식 강사로 나선 박명자 할머니(70)는 이 지역출신 항일운동가인 고 성세빈 선생의 막내 손자며느리이다. 27세에 일산진마을에 시집 온 이후부터 성세빈 선생의 생가에서 시할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일산진마을의 손맛을 익혀왔다.

강사로 나선 박 할머니는 종갓집에서 40년 넘게 집안 대소사를 챙기면서 익힌 음식 솜씨를 발휘해 지역 주민들에게 전통향토음식을 전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우뭇가사리 묵과 바닷돌게를 갈아서 끓인 국을, 9월에는 고동찜과 성게미역냉국을 선보인 바 있다.


이날은 매가리(전갱이)추어탕과 고동 무침, 도루묵 무침을 일산진마을협의회 여성회원들과 함께 만들었다. 만든 음식은 일산동주민센터 3층에서 지역 어르신들에게 점심으로 제공됐다.

매가리추어탕은 예전부터 일산진마을 일대에서 즐겨 먹던 음식이다.
박 할머니는 매가리를 일일이 손질해 뼈를 발라내고 각종 야채를 넣어 가마솥에 푹 끓인 뒤 시할머니에게서 전수받은 씨간장으로 맛을 냈다. 대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저택 마당에서 100여 개에 가까운 장독이 있다.


최두출 일산진마을협의회 회장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일산진마을의 고유한 전통 향토음식을 전수하고, 많은 주민들에게 알리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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