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만 기다린 '가을 남자' 박정권, 끝내기포 작렬

      2018.10.27 19:11   수정 : 2018.10.27 19:11기사원문


박정권은 역시 가을 남자였다. SK 와이번스가 '가을 남자' 박정권의 끝내기 홈런으로 6년 만의 플레이오프 무대를 승리로 시작했다.

SK는 2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2018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차전 홈경기에서 홈런포 네 방을 앞세워 10-8로 이겼다.



포스트시즌이 되면 늘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곤 했던 박정권은 이날도 8-8로 맞선 9회말 1사 1루에서 넥센 마무리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끝내기 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다시 한 번 이름값을 했다.

PO에서 끝내기 홈런이 나온 것은 3번째이며 포스트시즌을 통틀어서도 8번째에 불과하다.


PO에서만 7번째 아치를 그린 박정권은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홍성흔(두산 베어스·이상 6개)을 제치고 PO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박정권은 KBO가 선정하는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도 뽑혀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 2012년 이후 6년 만에 PO에 직행한 SK는 올해 가을야구 첫 경기를 기분 좋은 승리로 장식하며 한국시리즈 진출 꿈을 키웠다.

역대 PO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사례는 총 30차례 중 24회(1999·2000년 양대리그 제외)로 80%나 됐다. 3선승제에서는 28차례 중 22차례로 78.6%였다.

KIA 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1승), 한화 이글스와의 준플레이오프(3승 1패)를 거쳐 4년 만에 PO까지 올라온 넥센은 송성문의 연타석 투런포 등 홈런 세 방을 터트리며 맞서봤지만 첫판은 SK에 넘겨줘야 했다.

SK는 팀 주축 투수인 좌완 김광현, 넥센은 외국인 에이스인 우완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로 내세워 기선제압에 나섰다. 하지만 이들은 승패를 결정짓지 못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빼앗았지만, 홈런 두 방을 포함한 8안타와 볼넷 하나를 내주고 5실점이나 했다.

브리검 역시 홈런 두 개를 얻어맞는 등 6피안타 4사사구를 허용하고 4이닝 만에 5실점 한 채 물러났다.

1회초 넥센 김규민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3루 도루를 시도했다가 아웃되는 바람에 실점 위기를 넘긴 SK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정의 솔로포로 먼저 앞서나갔다.

최정의 포스트시즌 홈런은 2012년 10월 2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2천189일 만이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PO 최다 타이기록인 16경기 연속 출루에도 성공했다.

넥센은 3회초 선두타자 임병욱의 중전안타와 송성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상황에서 김재현의 2루수 땅볼로 병살을 당해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했다. 이때 2사 3루에서 서건창의 우중간 2루타가 터져 1-1 동점은 만들 수 있었다.

3회말 SK 공격 1사 1, 2루에서는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다. 브리검이 최정에게 던진 속구가 머리 쪽을 향했고 깜짝 놀라 피한 최정이 화를 참지 못하고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내던지자 양 팀 선수들이 벤치를 비우고 달려 나와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판은 브리검의 투구에 고의성은 없었으나 최정이 지나치게 반응했다고 판단해 최정에게만 경고했다.

경기는 4분 만에 재개됐고 SK는 1사 만루에서 제이미 로맥이 삼진, 정의윤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그러나 4회말 곧 아쉬움을 털어냈다.

이재원의 안타, 김동엽의 볼넷에 이은 김성현의 보내기번트로 2사 2, 3루 찬스를 잡은 SK는 강승호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어 김강민이 1사 1루에서 브리검의 슬라이더를 노려 좌중간을 가르는 투런 아치를 그리고 5-1로 격차를 벌렸다.

그러자 넥센도 5회초 선두타자 김민성이 좌전안타로 기회를 열자 1사 후 송성문이 중월 투런포를 터트려 두 점 차로 추격했다.

SK는 넥센 두 번째 투수 윤영삼이 마운드에 오른 5회말 로맥과 정의윤의 연속안타로 다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다.

위기 탈출을 위해 넥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구원승으로만 2승을 챙긴 고졸 신인 안우진으로 투수를 바꿨다.

안우진을 상대로 이재원이 삼진, 김동엽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나 넥센의 투수 교체가 적중하는 듯했다. 하지만 2사 2, 3루에서 김성현이 좌월 석 점 홈런포를 쏴 SK 쪽으로 승부를 더 기울였다.

넥센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았다. 7회 선두타자 임병욱의 중전안타에 이어 송성문이 우월 2점 홈런으로 연타석 홈런을 완성하며 김광현을 SK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바뀐 투수 문승원을 상대로 1사 후 서건창이 1루수 로맥의 실책으로 출루하고 김규민은 우전안타로 기회를 이어가자 제리 샌즈가 좌월 석 점 홈런을 날려 단숨에 8-8로 균형을 맞췄다.

8회 2사 1, 3루 기회를 날린 넥센은 9회에도 샌즈의 2루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1사 1, 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SK는 선발 자원인 앙헬 산체스를 마운드에 올려 김하성, 김민성을 거푸 3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결국 이날 승부를 가른 것은 박정권이었다. 7회말 선두타자 정의윤의 대타로 출전한 박정권은 최정이 볼넷으로 기회를 연 9회말 1사 1루에서 낮게 깔린 김상수의 3구째 시속 144㎞의 속구를 걷어 올려 가운데 펜스를 넘기고 경기를 끝냈다.

이날 SK 9번 타자 강승호는 4타수 4안타(2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PO 한 경기 최다 안타 타이기록(26번째)을 작성했다.

SK와 넥센은 28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벌인다.


SK는 메릴 켈리, 넥센은 에릭 해커를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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