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고용 개선된다던 장하성.. 기재부·KDI마저 ‘잿빛 전망’
2018.11.08 17:41
수정 : 2018.11.08 17:41기사원문
"연말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8월 진단한 고용전망이다. 하지만 연말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고용상황은 녹록지 않다.
■'고용 비관론' 확산
8일 기재부와 KDI에 따르면 기재부는 재정정책보고서에서 청년실업은 점차 완화될 전망이지만 향후 4~5년간 과도기적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저출산과 고령화를 먼저 경험한 일본을 예로 들었다. 일본은 청년실업률(15~24세)이 1990년 4.3%에서 2003년 10.1%까지 상승하다가 2010년부터 빠르게 하락해 2017년 4.6%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청년실업률(15~29세)은 2002년 7.0%에서 2017년 9.8%로 상승했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청년인구가 감소하면서 장기적으로 일본과 비슷한 추세를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향후 4~5년간 에코세대(1979~1992년 태어난 20~30대)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으로 유입되면 구직경쟁이 심화되면서 청년일자리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재부는 "현재 청년층의 실업이 장기화되면 업무를 통해 기술·지식 등 인적 자본을 쌓을 기회가 상실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올 연말부터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장 실장이 내놓은 고용전망과는 대조적이다. 장 실장은 지난 8월 고용상황 관련 당정청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정부를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는데 기간이 언제까지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밝힌 바 있다.
■고용정보원도 4분기 제조업 고용부진 전망
김 부총리도 지난 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 실장의 이런 발언과 관련, "정책실장이 아마 자기 희망을 표현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KDI는 지난 6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 1·4분기 취업자 수 증가폭이 0명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충격적 전망을 내놨다.
내수경기가 둔화되고, 노동비용 상승 충격으로 인해 당분간 고용상황 개선이 여의치 않다는 게 KDI 분석이다.
KDI는 실업률 전망에서도 지난 5월에는 올해와 내년에는 3.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는 3.9%로 상향 조정했다. KDI는 "반도체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제조업 및 서비스업의 성장세 약화는 우리 경제에서 고용부진을 초래한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력산업인 제조업 취업자는 1∼9월 전년동기 대비 월평균 약 4만6000명 감소했다. 이 기간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취업자 역시 10만9000명 줄면서 고용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고용정보원도 이날 내놓은 전국 17개 시도별 고용동향 분석자료에서 "3·4분기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가 2·4분기 수준으로 이어진 추세를 보면 4·4분기 제조업의 체감경기는 더 나빠지고 고용부진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20만명대를 기록하던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2월 10만명대로 내려앉은 뒤 7월 5000명, 8월 3000명으로 줄었다. 지난 9월에는 계절 영향 등으로 인해 4만명대로 소폭 개선됐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