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상하위 가계 소득 격차 11년만에 최악.. 소득주도성장 실효성 논란 거세지나
2018.11.22 12:00
수정 : 2018.11.22 12:55기사원문
올해 3·4분기 소득 하위 40%(1~2분위) 가계의 명목 소득이 역대급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의 가계 소득은 고공 행진 중이다. 상하위 가계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3·4분기 기준 소득분배 지표는 지난 2007년 이후 11년만에 최악으로 벌어졌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3·4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소득 최하위 20%(1분위) 가계의 월평균 소득(2인 이상 가구)은 131만7600원으로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
감소폭은 2분기(-7.6%)보다는 소폭 완화됐지만, 3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크다.
특히 경상소득이 1년 전보다 5.1% 줄어든 13만2700원으로 집계됐는데, 근로소득이 전분기(15.9%) 보다 더 악화되며 22.6% 감소했다. 사업 소득은 전분기(-21.0%)보다 감소폭이 다소 완화(-13.4%) 됐지만, 여전히 소득 감소를 이끌었다.
차하위 계층인 소득 하위 20~40%(2분위)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284만2800원으로 1년 전보다 0.5% 줄었다. 역시 2분기 보다(-2.1%) 감소폭은 둔화됐지만 감소세는 여전했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5분위)의 가계 월평균 소득은 973만5700원으로 1년 전보다 8.8% 증가했다.
이는 2003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증가률을 기록한 전분기(10.3%) 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소득은 역대 최대폭으로 늘었다.
차상위 계층인 소득 상위 20~40%(4분위)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589만1100원으로 1년전보다 5.8% 늘었다. 이는 2014년 1분기(5.9%) 이후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중간 계층인 소득 상위 40~60%(3분위) 가계 소득은 414만7500원으로 1년전보다 2.1% 증가했다. 전분기 감소(-0.1%)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상하위 가계 소득 격차가 벌어지면서 소득분배 상황은 3분기 기준 2007년 이후 11여년 만에 최악으로 악화됐다.
3분기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배위 배율(전국 2인 이상 가구)은 5.52배로 1년전(5.18배)보다 0.34 상승했다. 2007년 3분기 5.52배와 같고, 2003년 통계 작성이래(5.28배) 최악의 수치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장부담금 등 비소비지출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소비 지출할 수 있는 부문을 말한다. 5분위 배율은 5분위 계층의 평균소득을 1분위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이며, 그 수치가 클수록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1년전과 비교한 5배위 배율은 3분기 기준으로 2015년 4.46배를 저점으로 2016년 4.81배, 2017년 5.18배로 소득 분배가 악화됐다가, 이번에 상승폭이 또다시 확대됐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최근 고용 시장이나 내수 부진 등 경기 상황으로 인해 저소득 가구의 상황이 많이 좋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지난 9월부터 기초노령연금과 아동수당이 실시됐는데, 이런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체 가계의 월평균 소득은 증가했다. 3·4분기 월 평균 소득(2인 이상)은 474만7900원으로 1년전 보다 4.6% 증가했다.
2015년 3분기 이후 0% 증가율에 머물렀던 가구 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3분기 2년여 만에 2%대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에는 3%대로 올라섰다. 이후 2분기(4.2%)에 이어 이번에도 4%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4년 1분기(5.0%)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 3분기 실질소득도 1년 전보다 3.0%증가해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청와대도 소득분배 지표가 악화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가계동향에서 나타나는 통계상황의 엄중함을 저희가 잘 인식하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가겠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