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2019.01.02 17:08
수정 : 2019.01.03 12:37기사원문
이들은 '정신질환을 극복한 위대한 인물'로 후대에 의해 칭송받고 있지만, 사인(私人)으로서 삶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문제는 그 폭력성이 내부가 아니라 외부로 향할 때다. 최근 발생한 서울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 의사 피살사건도 그런 경우다. 진료를 받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린 의사는 중상을 입고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미국에서 심심찮게 발생하는 총기참사의 경우도 조울증 등 정신병력과 관련된 경우가 제법 많다.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7년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기록된 2016년 올랜도 나이트클럽 총기난사사건 등도 범인은 모두 정신질환 이력이 있는 경우였다.
이번 사건으로 의료계는 충격에 빠졌다. 응급실 주폭(酒暴)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던 의사들에게 이제 일반진료실마저 안전지대가 아니게 돼서다. 한 동료 의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살인을 막지 못하는 의료환경에 분노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은 피해자인 의사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때일 듯하다. 대한의사협회는 이번 사건 이후 내놓은 성명서에서 "이번 사건은 의료기관 내 어디에서든 의료진을 향한 강력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개탄했다.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