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조로 변호사의 작품 속 법률산책-‘말모이’의 특수절도죄
2019.01.18 11:34
수정 : 2019.01.18 11:34기사원문
우리는 생각을 말로 표현하고, 표현된 말은 우리의 생각을 지배합니다. 이처럼 언어는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정신을 반영하고 지배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에도 한민족의 정신과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가방에 들어있던 지방 사투리 원고는 김판수 일당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에게는 소중한 것이었기 때문에 재물에 해당합니다. 사투리 원고를 돈으로 착각하고 훔쳤다고 하더라도 절도에 해당하고, 여러 명이 합동해 훔쳤기 때문에 절도죄보다 중한 특수절도죄가 성립합니다.특수절도죄는 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 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주거 등에 침입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경우, 흉기를 휴대하고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경우, 2인 이상이 합동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박봉두는 체한 것처럼 류정환에게 쓰러져서 안기고, 장춘삼은 망을 보고, 김판수가 경황이 없는 류정환의 가방을 훔친 것은 2인 이상이 시간적, 장소적으로 협동해 재물을 절취한 것이므로 특수절도죄가 성립합니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보다 중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일제의 온갖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우리말 사전을 편찬한 분들의 삶과 정신이 아름답습니다. ‘한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걸음이 더 큰 걸음이다’라는 대사는 별 다른 생각 없이 사용했던 ‘우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 이조로 zorrokhan@naver.com/chojw00_star@fnnews.com fn스타 조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