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제스트 사고는 이벤트 도중 시스템 오류...업계 신뢰도에 '타격'

      2019.01.21 14:50   수정 : 2019.01.21 15:00기사원문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가 이벤트 참여자들에게 암호화폐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이른바 ‘에어드롭’ 과정에서 전산상의 오류로 비트코인 등 일부 암호화폐가 잘못 입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발생 이후 짧은 시간 동안 10여명의 이용자들이 약 6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를 출금하면서 코인제스트의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했다. 400만원에 상당하던 비트코인 가격이 100만원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회사 측은 급히 서비스를 중단하고 문제 해결에 나섰고 약 10시간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회사 측은 발빠르게 대응했다고 강조했지만 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에어드롭 도중 다른 암호화폐가 입금되고, 시세가 출렁인 사태가 발생한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암호화폐 시세 하락과 함께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고가 업계 전체 신뢰도에 타격을 주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제스트가 지난 18일 저녁 암호화폐 오입금 문제로 서비스를 중단한 뒤 약 10시간만에 서비스를 재개했다.

■에어드롭 과정에서 암호화폐 오입금 사태 발생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인제스트는 지난 18일 오후 6시45분경 발생한 암호화폐 오입금 사태로 인해 긴급점검을 실시했고, 19일 오전 5시부터 서비스 재개했다.


회사 측은 “400여명의 회원에게 이벤트 참여 보상으로 암호화폐 WGTG토큰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일부 회원의 입금 내역이 실제와 다르게 반영되는 전산 오류가 발생했다”며 “일부 고객이 오입금 사실을 알고도 의도적으로 매매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급격한 시세하락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급히 서비스를 중단한 코인제스트는 10여명의 회원이 출금한 약 6억원 상당의 암호화폐에 대해 반환을 요구했다. 현재 3억원 상당의 암호화폐는 반환됐으며 아직 반환되지 않은 3억원 가량은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회수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반환하지 않는 이용자들에게는 법적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비스를 재개하면서 코인제스트는 전산 오류 발생 전 정상 거래가 이뤄진 마지막 시점은 18일 오후 6시33분 18초를 기준으로 자산 및 거래 정보를 되돌렸다.


전종희 코인제스트 대표는 “전산 오류로 고객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대단히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허술한 거래소 관리, 정부 규정 마련 시급”


업계에서는 이번 코인제스트 사태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대부분이 거래소들이 에어드롭을 진행할때는 암호화폐 프로젝트 측과 협의를 거쳐 에어드롭할 만큼의 암호화폐를 받아온다. 받아온 암호화폐를 고객들 지갑 주소로 나눠주는 과정에서 다른 암호화폐가 고객들에게 입금됐다는 코인제스트 측의 설명에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회사 측은 단순 실수라는 입장이지만, 이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회사 측의 실수와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암호화폐 입출금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고객들에 대한 보상안도 전혀 안내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시세 폭락을 보면서 불안한 마음에 출금을 했던 정상적인 고객들 역시 회사 측의 입금요구에 불쾌함을 감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거래소의 허술한 관리실태를 드러낸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에게 제대로 된 안내나 보상 등이 언급되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허술한 거래소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만큼, 거래소 등록제 등 정부의 관리감독이나 관련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거래소 업체 한 관계자는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에어드롭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했다는 해명만으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사고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이용자들에게 자세한 안내나 보상안 마련 없이, 새로운 거래소 코인을 안내하면서 이용자 이탈만 막아보겠다는 태도가 이용자들의 반감을 더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거래소 업체 관계자는 거래소에 대한 관리 감독 규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사고가 발생했을때 고객들에게 어떤 보상을 해야 하는지, 거래소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이나 가이드라인 자체가 없다”며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객들의 돈을 관리하는 거래소를 이대로 방치하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