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무역전쟁 이번주 분수령… 中, 파격카드 내놓을까
2019.01.28 17:26
수정 : 2019.01.28 17:26기사원문
블룸버그 통신은 오는 30~31일 이틀에 걸쳐 류 허 중국 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무역협상을 재개한다면서 28일 이같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협상 뒤 이번주에 최종합의안이 발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도 각자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 주석에게 보고할 협상안에는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지난 1년여 그랬듯이 이번에도 트럼프가 협상안을 되돌려 보낼 수 있고, 그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인다. 전략국제연구소(CSIS) 선임 고문 윌리엄 라인슈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낙에 예측불가능한터라 모두가 분열됐다"면서 "트럼프가 이(합의안)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반반"이라고 지적했다. 가능한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다.
■모호한 공식 성명, 최상 협상?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양측이 이전처럼 협상 뒤 모호한 공식 성명을 내고 각자 내부정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류 부총리와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이번주 합의에 이르더라도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안을 설명할 시간이 필요하다. 트럼프와 시진핑은 협상결과를 보고받고 이를 뒤엎을지, 받아들일지를 결정하게 된다. 라이트하이저나 류 모두 협상 뒤 말을 거의 하지 않기 때문에 모호한 공식성명이 합의도달 여부를 짐작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지난 회담에서도 미국은 중국이 더 많은 미국 제품을 사들이고,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로 했다면서도 이를 입증할 지속적인 중국의 노력과 효과적인 강제수단이 합의안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은 회담이 '폭 넓고, 깊고, 세세하게' 진행됐다고만 밝힌 바 있다.
이번 회담에서 미국은 일단 중국 측으로부터 3가지를 끌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제품 구매 확대, 지재권 보호에 관한 중국의 약속, 합의 실행을 강제하기 위한 장치 마련이 그것이다. 회담 뒤 양측이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면 이는 2가지 가능성을 내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1일 이전까지 합의 도달이 가능할 것으로 양측이 낙관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협상에 진전은 있지만 마감시한까지는 만족할만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으로 마감시한, 즉 무역전쟁 휴전기간을 연장하겠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일 수 있다.
■中파격 제안···합의 도달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중국이 협상장에 미국의 기대보다 더 야심찬 경제개혁 방안을 들고 오면 된다. 파격적인 중국의 제안은 중국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중국이 국가주도 경제 모델을 개혁하고 시장을 제대로 개방할 진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확신을 라이트하이저에게 심어줄 수 있다.
이 정도면 트럼프나 백악관내 강경파가 협상 타결을 환호할만큼 충분하다.
문제는 중국이 과연 이같은 경제개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지다. 미 재무부 출신인 데이비드 로빈저 TCW 그룹 상무는 "미국은 중국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광범위한 개혁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으로서는) 지난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성명 없을 경우 불발 신호
양측이 회의 뒤 어떤 성명도 내놓지 않고, 얼마 지나지 않아 트럼프의 분노로 가득한 트윗이 쏟아진다면 협상은 파국으로 끝났다는 신호가 된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트럼프는 미중간 합의를 뒤엎으면서 트위터로 그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트럼프가 합의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라이트하이저를 비롯해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 윌버 로스 등 강경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달려 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무역협상 무게 중심이 강경파로 기운 터라 이들의 입김은 더 세진 상태다. 로빈저는 "가장 걱정되는 것은 지난해 협상과정에서 무게 중심이 중국 강경파로 기운 것"이라면서 "미국이 중국과 합의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양측의 합의가 불발되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서겠다는 점을 공언해왔다. 미국은 3월 2일부터 대중 수입규모의 절반인 중국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지금의 10%에서 25%로 두 배 넘게 끌어올릴 계획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