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아들 심장이식 받아 살린 엄마, 1년 후 뇌사상태로 3명 살리고 떠나

      2019.01.31 15:15   수정 : 2019.01.31 15:15기사원문


16세 아들을 심장이식 받아 살린 엄마가 1년 후 뇌사상태가 되자 3명 살리고 떠나 감동을 주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은 지난 27일 김춘희씨(42)가 안타까운 사고로 뇌사상태가 된 후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했다고 1월 31일 밝혔다.

특히 그의 16세 아들이 지난해 심장이식을 받은 수혜자였는데, 엄마가 갑작스런 사고로 뇌사상태가 되면서 가족들이 장기기증을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경우는 지금까지 국내에 보고된 케이스가 재이식건 등 2~3건에 불과할 정도로 드물다.

고 김춘희씨 아들은 지난해 희귀심장병을 판정받아 힘든 나날을 보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심장의 기능이 너무 나빠져 장기기증을 통해 심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악화됐다. 이 때문에 뇌사장기기증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다행히 기적적으로 심장이식을 받아 생명을 유지하게 됐다.

1년 후, 엄마가 안타까운 사로로 뇌사상태에 빠지게 됐고 반대로 누군가를 위해 기증을 결정해야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당시 아들이 고통 속에서 기증만을 간절히 기다리던 마음에서 이제는 기증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또 그의 가족들은 모두 이름도 모르는 다른 사람을 살리기 위해 기증을 결심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것인지 알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아들을 심장이식을 받고나서 만약 내가 뇌사라는 상황에 마주하게 되면 기증을 하고 싶다는 김춘희씨의 의사 표현이 있었기 때문에 기증을 결심했다.

남편 노승규씨는 "아들이 받았던 새 생명처럼 아내가 누군가를 살려서 그 느낌을 다른 사람에게 선물 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기증자 고 김춘희씨의 발인은 대전시 정수원에서 화장 후 29일 진행됐으며, 보건복지부 장관명의의 화환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사회복지사의 가족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기증 예우가 진행된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뇌사장기기증은 누군가에게 새 삶을 주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하다"며 "이런 두가지 측면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이처럼 숭고한 생명나눔을 결정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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