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근무’ 전공의, 대학병원 당직실서 숨진 채 발견
2019.02.08 15:34
수정 : 2019.02.08 15:34기사원문
30대 전공의(레지던트)가 병원 당직 중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됐다. 해당 전공의는 사망 전 연속으로 24시간 근무한 데 이어 12시간 더 근무해야 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9시께 인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 당직실에서 2년차 전공의 A(33)씨가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동료 의사는 “A씨가 연락을 받지 않아 당직실에 가봤더니 숨져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평소 앓던 지병은 없었으며, 숨진 당일 새벽에도 여자친구와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원에 A씨의 시신 부검을 의뢰한 결과 타살 혐의점은 없다고 밝혔으며 국과수의 정밀 부검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A씨와 같은 전공의는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해 수련과정을 거치는 수련생 겸 의사로 흔히 레지던트라고 불린다.
2017년부터 시행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7조에 따르면 병원은 전공의에게 한 달 평균 1주일에 80시간까지 수련을 시킬 수 있으며 교육목적으로 8시간까지 이를 연장할 수 있다.
해당 법은 병원이 전공의에게 연속해서 36시간을 초과해 수련을 시켜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36시간 까지는 연속 근무를 허용하고 있는 것이다.
A씨 역시 사망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24시간 근무한 뒤 사망 당일에도 12시간을 더 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은 "사회 전반에 적용 중인 52시간 근무제는 전공의들에게는 꿈 같은 일"이라며 "수련을 받는 전공의도 똑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법이 정한 한도에 맞춰 만약 전공의가 주 79시간을 근무했다면 과연 과로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냐"며 "전공의의 과도한 업무는 환자에게도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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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in@fnnews.com 정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