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를 판다?… 가면 뒤에 숨어 돈 버는 극단적 유튜버

      2019.02.08 17:03   수정 : 2019.02.08 17:03기사원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에서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들이 성행하고 있다. 조회수가 고스란히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유튜브의 특성상 '관심 끌기'가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사회 각계에서는 혐오 영상에 대한 규제를 요구있지만 혐오 조장 콘텐츠는 끊이질 않고 있다는 것이다.



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7월 온라인상 차별·비하 정보 심의 건수는 1041건으로 집계됐다. 또 최근 3년간 심의 건수 통계를 보면 2014년 861건, 2015년 1184건, 2016년 3022건으로 2년 새 3.5배 급증했다.


■"후원금이 모이면 죽이겠다"

혐오 발언은 영상 매체를 통해 더욱 퍼졌다. 일례로 지난 2017년 남성과 여성 혐오 논쟁으로 시작된 '갓건배 사건'은 공개 살해 협박으로까지 이어졌다. 유튜버 '갓건배'는 '키가 작은 남자는 죽어야 한다. 6·25전쟁 났을 때 다리 잘린 애냐'는 등의 발언을 했다.

이에 한 유튜버는 "후원금이 모이면 갓건배를 죽이러 가겠다"고 말해 실제로 그의 주소로 짐작되는 곳으로 향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10·20대를 대상으로 시사 이슈를 설명하는 유튜버 '�뗬㈉�'는 여성 혐오, 성 소수자 비하, 지역 차별 등 극우적인 발언으로 단기간에 60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았다. 탈을 쓰고 방송을 하던 그는 본인의 지지 세력에게도 비난받을 과거의 혐오 발언(천안함 유족 비하, 대구 지하철 참사 비하)이 발각되자 지난 1월 유튜브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혐오 발언이 성행하는 배경에는 조회 수가 돈이 되는 유튜브의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혐오 발언의 좋고 싫음을 떠나 일단 클릭하면 유튜버에게 돈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는 영상 재생 전이나 중간, 후, 재생 중 여러 방식으로 광고가 붙는다. 영상의 길이나 독자 수 등에 따라 광고 수익은 천차만별이지만, 유튜버가 55%, 유튜브 측이 45% 상당 나눠 가진다.

■"조회수로 돈버는 구조 탓"

유튜버의 한 달 영상 조회 수가 600만이 넘으면 월 800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혐오 발언에 대한 규제에 시급한 실정이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국회 국정감사에 나와 "모욕적이고 혐오와 증오를 부추기는 콘텐츠가 올라오면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도 "유튜브에는 1분마다 500시간 분량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어 (부적절한 콘텐츠를) 관리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고 토로했다.

유튜브 측은 하루 평균 10만 건 가까운 영상을 삭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테러나 인종 관련 발언, 아동 관련 성적 표현이 담긴 영상이 대부분이며 단순 욕설과 폭력적 내용은 규제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하다.

해외에서는 관련법으로 영상을 규제하고 있다.


독일의 '네트워크시행법(NetzDG)'은 이용자가 200만명 이상인 유튜브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 특정 대상을 혐오하는 콘텐츠가 올라오면 업체 측이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독일 유튜브엔 21만여 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그중 5만8000여 건이 삭제됐다.
이 중 41%가 혐오 표현이나 정치적 극단주의를 보여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고, 뒤를 이어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18%, 성적 콘텐츠가 12%를 차지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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