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입주 공포 현실로… 서울 입주경기전망 조사 이래 '최저'

      2019.02.19 17:36   수정 : 2019.02.19 17:36기사원문
#. 지난해 12월 입주를 시작한 경북 지역 한 아파트의 입주율은 현재 50%를 겨우 넘겼다. 분양가보다 500만원에서 1500만원까지 떨어진 '마이너스피' 물건이 속출하고 있어서 앞으로 전망은 더 어둡다. 이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10여실의 상가가 대부분 공실로 남아 있는 가운데 문을 연 가게는 공인중개업소 한 1곳이다.


지방에서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입주대란이 수도권은 물론 서울까지 옮겨붙을 것으로 보인다. 입주율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의 입주경기실사지수가 조사 시작 이래 최초로 70선을 기록해서다.
입주는 잔금 회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재정 상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입주경기, 조사 이래 최저

1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월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전망치는 전국 71.3을 기록했다. 최근 4달 동안 60선을 기록하던데 비하면 다소 올랐지만 여전히 낮은 가운데 서울은 최초로 70선으로 떨어졌다.

업계는 입주물량 증가와 규제 강화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입주여건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HOSI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에 있는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매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2월 HOSI 전망치는 경남(80.7)과 대전(80.0), 세종(80.0)이 80선을 기록했으며 대구(79.3), 서울(78.5), 광주(76.9), 경기(76.2), 경북(75.0) 등 대부분 지역이 60~70선에 머물렀다. 충남(56.5)과 강원(55.5)은 50선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서울의 HOSI 2월 전망치가 78.5로 떨어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주택사업자들이 그동안 안정적으로 평가해 온 서울의 입주 경기도 바닥으로 주저 앉았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은 "서울은 상대적으로 입주여건이 양호한 지역으로 전국적인 입주여건이 좋지 않은 시기에도 80~110선을 기록했는데 2월 전망치가 78.5로 떨어졌다"면서 "사업자들이 서울 및 수도권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집중됨에 따라 전세가격 하락과 정부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향후 서울의 입주여건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입주, 건설사 재정에 직견탄"

지난해 말부터 송파구(9510가구) 등 대단지의 입주가 몰리면서 서울도 미입주 문제가 발생할 위기에 처한 가운데 2월에도 서울, 인천, 경기 지역에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다. 2월 전국 입주예정물량 4만5230가구 중 수도권에 약 60%인 2만6901가구가 집중된 것이다.

연구원은 서울(성북구·강남구), 인천(서구·남동구), 경기(화성시·시흥시·고양시) 등의 대규모 민간분양 단지는 예비입주자를 위한 입주지원 강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입주는 미분양과는 별개의 문제로 미입주 증가는 잔금 미회수에 따른 사업 부실화 등 건설업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훨씬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1월 전국 입주율은 72.1%로 지난 2017년 6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최저수치를 기록했다. 입주율은 조사당월 입주지정기간이 만료되는 분양단지의 분양 가구 중 입주 및 잔금을 납부한 가구수의 비중이다. 지난 1월 사업자 입장에서는 30% 정도의 잔금을 회수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따라 주택사업자들은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입주마케팅을 추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홍보마케팅(35.7%)과 대출지원(23.6%) 등을 통해 입주지원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방의 일부 사업장에서는 대출규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이자 잔금 납부유예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


박 책임연구원은 "기존 주택매각 지연, 세입자 미확보, 잔금대출 미확보 등으로 인해 미입주가 발생하고 있는만큼 잔금 미납 또는 입주 포기 사례가 증가할 수 있어 부분적으로라도 대출규제 완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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