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에 등돌린 20대·학생, 지지율 50%→20% 급락..한국당 반사이익
2019.03.02 07:59
수정 : 2019.03.02 07:59기사원문
20대와 학생층으로부터 50% 넘는 지지율을 확보했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잇따른 20대 비하 논란 속에 20대·학생층의 지지율이 20~30% 선으로 쪼그라들면서 지지기반이 다소 흔들리고 있어서다.
이들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0%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과 집권여당간 지지율 괴리가 도드라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에서 빠진 지지율 중 일부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으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남성들의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만 해도 지난해 한자릿수에 머물렀지만, 최근에는 10%를 훌쩍 넘겼다.
정치권 일각에선 최근 민주당에서 야기된 논란 또한 다른 이슈로 덮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나, 진보적이던 20대, 학생층의 지지 이탈이 장기적으로 여당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20대 男, 여당 지지율 53%→29%
2일 한국갤럽이 조사한 2월4주(2월26~28일)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에 대한 20대의 지지율은 32%로 전주 대비 8%포인트 빠졌고, 학생층의 지지율은 26%로 같은기간 13%포인트 급락했다.
지난해 19~29세 남성·여성의 민주당 지지율이 한때 50% 중반을 넘어 60%에 육박했고 학생층에서도 50% 초반을 유지, 공고한 지지세를 이어갔다는 점에서 최근 지지율 하락은 심각한 문제라는 평가다.
19~29세 남성의 지난해 6월 민주당 지지율만 해도 53%였으나 올해 들어 상황은 반전됐다. 이들의 올해 2월 지지율은 29%로 거의 반토막으로 추락했다.
올해 1월말부터 지난 2월 셋째주까지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20대와 학생층은 40%에 근접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하락 속도가 주춤했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 지도부에서 터진 20대 비하 논란이 지지율 하락을 촉진시켰다는 분석이다.
설훈 민주당 최고위원이 20대 지지율 하락 이유로 "20대가 전 정부에서 제대로 교육받지 못한 탓"이라고 발언한 데 이어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20대가 보수적인 이유에 대해 전 정부를 겨냥 "반공교육으로 적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라고 발언하면서 논란은 확산됐다.
더욱이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홍익표 의원 등의 발언에 사과했으나, 홍익표 의원이 "사과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발하면서 상황은 녹록지 않아졌다.
■한국당 지지는 5%→13%
20대 남성들의 지난해 6월 제1야당인 한국당에 대한 지지율은 5%에 그쳤고, 바른미래당에 대한 지지율은 9%였다.
그러나 올해 2월 이들의 한국당 지지율은 13%,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12%로 나타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한자릿수 지지율에 그치던 젊은 층의 야당 지지율이 10%를 뛰어넘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는 지적이다.
2월 4주에만 집계한 지지율에선 학생층의 한국당 지지율은 10%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주대비 6%포인트 급증한 것으로, 20대에서의 지지율도 3%포인트 오른 8%로 나타났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에 대한 20대 지지율은 10%로 안착되는 분위기인데다 학생층에서의 지지율도 점진적인 상승세를 기록, 2월4주에는 12%를 기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20대와 학생층이 집권여당에 가지는 불만이 커지면서 한국당이 반사이익을 본 측면도 있다"며 "최근 민주당에서 벌어진 논란이 바른미래당과의 확전으로 이어지면서 자칫 여당이 수세에 몰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것으로,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