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반대 투쟁 중에도… ‘세계 최초’ 향한 기술 개발은 계속된다
2019.03.07 17:24
수정 : 2019.03.07 17:24기사원문
【 거제(경남)=성초롱 기자】 '일방적인 졸속매각 중단하라!' '온몸으로 거부한다!'
지난 6일 부산과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에서 30분 가량을 차로 달려 도착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조선소에 들어서자 회사의 매각을 반대하는 플랜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현대중공업 그룹으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노조의 투쟁의지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러나 조선소 안은 입구에서의 투쟁 전운과 달리 직원들의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다.
옥포조선소 한 직원은 "회사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실감이 컸지만, 4년 전에도 그랬듯이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희망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특히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최다 건조' 조선소의 위엄을 보여주듯 16척의 LNG선이 옥포조선소 도크위에 자리잡고 있었다. 대우조선이 1992년 첫 수주 이후 지금까지 수주한 LNG선은 총 174척으로 명실상부하게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세계에서 발주된 17만4000㎥급 대형 LNG선 60척을 국내 조선 3사가 휩쓴 가운데, 대우조선은 이중 18척을 수주하며 단일조선소 최대 수주 물량을 기록했다.
대우조선이 LNG선 건조의 명성을 얻을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혁신 기술이 꼽힌다. LNG재액화시스템(PRS) 및 LNG완전재액화시스템(MRS)등 LNG운반선 관련 기술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재액화·기화 기술이 적용된 LNG선 누적 수주량은 처음 수주에 성공한 2015년 이후 55척에 달한다. 개발 이후 사실상 대다수 LNG선에 관련 기술이 적용된 셈이다.
대우조선은 또 액체상태로 운반한 LNG를 선박에서 자체적으로 기화시켜 공급할 수 있는 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FSRU)를 LNG선에 최초로 적용한 조선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LNG 화물창 기술인 '솔리더스'의 국내 최초 상용화 성공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 기업 GTT가 독점하고 있는 화물창 기술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다만 지난 2017년 15년여 간의 연구 끝에 기술 인증을 받았지만, 아직까지 발주 실적이 없는 상태다.
황윤식 에너지시스템연구부 부장은 "국내 최초 상용화 성공을 위해 추가 개발을 지속하고 있지만, '처음'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할 선주를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국내 조선산업을 발전을 위해 국내 기업들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시장 진입에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우조선은 전세계에서 쇄빙 LNG선 건조 경험을 가진 유일한 조선사로써의 자존심도 지켜내고 있다. 2014년 러시아 야말프로젝트에 투입되는 쇄빙LNG선 15척을 모두 대우조선이 따내면서다. 쇄빙 LNG선은 선미에는 얼음을 깰 수 있는 특수 강판이 적용되고, 후미에는 얼음 제거와 후진이 가능한 회전 프로펠러가 탑재돼 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까지 쇄빙 LNG선 상용화를 성공한 조선사는 대우조선이 최초이자 유일하다"며 "연내 진행되는 야말 프로젝트 2기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