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김학의·고 장자연·정준영까지… 진상규명 촉구"
2019.03.15 17:29
수정 : 2019.03.15 17:29기사원문
최근 불거진 '버닝썬' 사태와 감학의·장자연 사건 등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여성단체들이 진상규명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1033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 장자연씨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의혹들만 계속 불거져 나올 뿐 지금까지 아무것도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며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진상조사단이 제대로 조사할 수 있도록 조사 기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고 장자연씨가 작성한 '성상납 리스트'를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는 이 자리에서 "(장자연) 사건을 단순 자살이 아니라고 보고 수사한다면 공소시효는 10년이 아니라 25년"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의 사건의 피해 당사자도 직접 나와 "지난 2013년 첫 조사 당시 증거가 부족하다, 얼굴이 식별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영상에 찍힌 행위를 시키기까지 했던 검찰은 저를 벼랑 끝으로 몰고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며 "재조사를 한다고 해 죽을힘을 다해 진실을 외치고 있지만 지금 돌아오고 있는 건 절망"이라고 호소했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근 버닝썬·정준영 사건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 여성의 몸과 성을 남성의 놀이와 유흥거리로, 뇌물과 상납의 도구로 이용하고 착취하는 아주 오래된 문화와 산업이 존재한다"며 "이것이 바로 한국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 할 적폐"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과거사위는 '이달 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며 진상조사단의 활동기한 연장 요청을 거부했다"며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를 증거 누락과 사건 뭉개기, 검경 간 책임 공방으로 허비하더니 조사도 안 끝났는데 활동을 중단하겠다 것은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공권력의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같은날 성명서를 내고 남성들의 성착취·성범죄 카르텔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버닝썬은 거대한 여성 성착취 산업의 장이었으며, 성범죄 카르텔이 클럽 전반에 퍼져 있을거란 추론이 가능하다"며 "검·경찰은 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유착관계에 대해 확실하게 조사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불거진 정준영 사태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했다. 협의회는 "'정준영 동영상'이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정준영의 불법촬영물을 검색하고 피해자를 추측하는 2차 가해를 통해 피해자를 성적대상으로 바라보는 작태가 만연하다는게 드러났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