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 첫 단추부터 '인권침해'...檢, 정준영 영장 청구
2019.03.19 15:19
수정 : 2019.03.19 15:19기사원문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와 관련, 출동 경찰관이 최초 신고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인권 침해'를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에 대한 공식입장과 재발 방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강남 클럽 '버닝썬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은 유착 의혹을 받는 윤모 총경에 대해 강제수사에 돌입했으며 검찰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및 유통 혐의를 받은 가수 정준영(30)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분 실랑이가 20분 업무방해로"
19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신고자 김상교씨(29)는 클럽 직원들과 2분 여간 실랑이를 벌였고 출동 경찰관에게 한 차례 욕설을 했으나, 경찰의 현행범인 체포서에는 '김씨가 20여분간 클럽 보안업무를 방해했고, 경찰관에게 수차례 욕설을 했다'며 현장 상황과 다르게 작성됐다.
인권위는 이날 경찰청장에게 현행범 체포 시 체포의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내용을 반영하도록 개정하고, 부상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경우 즉시 의료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업무 관행을 개선하고 관련 경찰관들에게 재발 방지 직무교육을 실시할 것을 각각 권고했다.
이에 서울경찰청 합동조사단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서 현재 관련자료 확인 및 외부자문 등 조사 절차가 마무리 단계인 만큼, 인권위의 권고를 충분히 검토해서 조만간 공식입장과 개선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총경 관련, 강제수사 돌입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빅뱅 승리(본명 이승현·29) 등 유명 연예인과의 유착 의혹을 받는 윤 총경의 계좌 및 통신기록을 확보하기 위해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윤 총경은 승리 등이 함께하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거론된 인물이다.
윤 총경은 승리와 유리홀딩스 유인석 대표가 2016년 7월 강남에 차린 술집 '몽키뮤지엄'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 신고가 들어오자 강남경찰서 팀장급 직원 A씨에게 전화해 수사 과정을 물어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경찰은 윤 총경과 A씨,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 B씨 등 3명을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경찰은 또 말레이시아 주재관으로 근무 중인 윤 총경의 부인 김모 경정이 귀국해 조사받도록 하기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최근 FT아일랜드 최종훈(29)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씨가 김 경정에게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K팝 공연 티켓을 마련해 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정준영, 구속영장 청구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신응석 부장검사)도 이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정준영과 버닝썬 직원 김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른바 '승리·정준영 카톡방' 멤버 가운데 검찰이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닝썬 사태'의 발단인 신고자 김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버닝썬 이사 장모씨도 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정준영은 2015년 말 승리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 등과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도 이 대화방에 불법 동영상을 공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이병훈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