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1분기 95만대 생산 금융위기 후 최저..임금·재료비 상승에 멕시코에도 뒤져
2019.04.10 17:18
수정 : 2019.04.10 17:18기사원문
한국 자동차산업은 올해 생산절벽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15년 이후 시작된 한국 자동차 생산의 내리막길은 올 들어 한층 가속돠되는 모양새다. 낮아진 생산성으로 경쟁력이 악화된 탓이다.
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는 총 95만4908대다. 1·4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9년 이후 최저 생산 수준이다.
1·4분기에만 115만4853대를 생산했던 2014년과 비교하면 17%가량 생산량이 축소된 것이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산 급감은 예견된 결과였다. 한국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고점을 찍은 지난 2012년의 456만1766대를 하회했고, 지난해에는 연간 생산량 402만9934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 400만대 생산을 지켜내기도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연간 400만대 생산은 자동차 업계가 산업 유지를 위해 정한 생산 마지노선이다. 지난해 한국GM의 군상공장 폐쇄에 이어 올해 르노삼성의 파업 장기화 등 악재가 맞물리고, 여기에 현대차 판매 감소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다.
또 한국 공장의 높은 생산비도 향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실제 완성차 업계에선 국내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킨 요인 중 하나로 강성 노조를 꼽는다. 실제 인건비 상승으로 한국 공장의 생산비용이 높아지면서 인도에 자동차 생산국 5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지난해에는 멕시코에 6위 자리도 빼앗긴 상태다. 또 재료비 인상으로 인한 경쟁력 악화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 본사에서 1974년 상장 후 44년 만에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매출원가 상승이 주요인이었다. 현대차 재료비 비중은 2017년 61.5%에서 2018년 66.2%로 4.7%포인트나 증가했다.
이 때문에 국내 완성차 업계의 국내 생산 감소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 공장의 수출물량 감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 내 공장의 추가적인 가동률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업계는 한국 자동차산업의 생존을 위해선 노동유연성 확보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생산성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결국 국내 생산물량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며 "노조의 협조를 기반으로 단기간 경쟁력을 확보하고, 정부가 세액공제 등을 통한 지원책을 마련해준다면 자동차산업에 숨통이 트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