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사회적 합의…"탄력, 유연 근무 함께 논의 돼야"
2019.04.16 12:41
수정 : 2019.04.16 12:41기사원문
지난해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는 근로자들에게 저녁있는 삶을 주기도 했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여러가지 꼼수가 횡행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성공적인 제도의 안착을 위해 관계당국의 선제적인 근로감독과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장기간 노동은 비효율적"
전문가들은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생산성이 급격하게 떨어질 것이라는 '불신'을 버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주임교수는 16일 "근로시간 축소를 우리보다 앞서 시행한 미국을 보면 업무효율이 증가된다는 수치가 많다"며 "그럼에도 아직 우리나라 경영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오랜 시간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식의 경쟁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는 기업경쟁력이나 국가경제 어느 부분에도 유익하지 못하다"며 "저임금 경쟁은 더 이상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장기간 노동을 통해 비효율이 나온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다"며 "이 때문에 주 52시간의 상한선에서 생산성을 향상시킬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 52시간 제도를 도입하며 여러가지 꼼수가 나오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직된 제도가 문제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단순히 근로시간 단축만 경직하게 시행해서 꼼수가 발생하고 있다"며 "탄력근무제와 유연근무제들의 논의가 우선돼야 성공적인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탄력, 유연 근무제 논의 해야"
성 교수는 "근로시간에 대한 유연한 적용이 어려운 경우 기업은 인력을 고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정부의 선제적인 근로감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 교수는 "내년에 300인 이하 사업장에서 52시간이 시행될 경우 대 혼란이 예상된다"며 "국책 연구기관 등에서 근로시간, 생산성, 임금의 축이 조화하는 모델을 만들고 모범적인 사례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하 교수는 "제도를 모범적으로 이행하는 기업, 근로 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기업들에게는 발생하는 비용의 일부를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권두섭 민주노총 변호사는 "과거 주 5일제가 처음 도입될 때에도 노동자들의 임금 감소를 보전해주는 정부 정책이 수반됐다"며 "이번에도 근로단축 지원금 등의 제도를 통해 고용보험기금 등을 이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최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