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른미래, 문형배 보고서 단독 상정..채택은 무산
2019.04.18 17:18
수정 : 2019.04.18 17:32기사원문
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임명 강행이 여야 대립의 장기화를 촉진시키는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재요청한 가운데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18일 단독으로 문형배 헌법재판관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키로 하면서 정국은 더욱 얼어붙었다.
결과적으로 이미선·문형배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 모두 무산됐으나,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만 채택하려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의지는 관철되지 못했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문형배 후보자는 이미선 후보자와 달리 흠결사유가 적어 청문보고서를 채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 후보자와 이 후보자 모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요구해왔다.
일단 민주평화당이 민주당을 측면지원하면서 문 후보자 단독 보고서 채택은 무산돼 '범여권 대 범야권'간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이 진행중이다.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 간사간 조율이 실패하자,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위원장 직권으로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안건으로 상정했으나,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의 불참으로 정족수 부족으로 처리는 되지 못한 채 산회한 것이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이미선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주장에 동의 못한다"며 "간사간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위원장의 독단적인 해석으로 안건이 상정된다면 법사위 운영이 앞으로 굉장히 불합리해질 수 있다"고 반발, 자리를 박차고 회의장을 떠났다.
여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만 모여, 결국 과반의 재적 아래 문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만 법사위에 상정됐다.
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법사위원장은 "세상에 저런 집권 여당도 있나. 대통령이 요청한 청문보고서 두건 중 한건만 상정한다고 집권여당이 그마저도 반대한다"며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서도 위원장이 상정도 못한다면 그게 무슨 위원장이냐"라고 일갈했다.
박지원 의원의 불참으로 문 후보자 보고서 채택이 무산되자 여 위원장은 결국 산회를 선포했다.
여 위원장은 "박지원 의원을 출석하게 하려고 직접 전화연결을 했으나 신호는 갔는데 끝까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민평당 대표인 정동영 대표에게까지 전화를 걸었지만 거기도 전화를 안받는다. 우리가 할일은 다했다"고 말했다.
문 후보자 청문보고서만 채택하려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실력행사가 저지됐으나, 여야간 대치 국면은 지속될 전망이다.
일단 문 대통령은 이미선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면 19일께 임명할 예정이다.
이에 제1야당인 한국당은 장외투쟁으로 압박강도를 높이며 여론전으로 청와대와 여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대통령이 끝끝내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한다면 원내외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민과 함께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 당과 국민의 최후통첩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이미선 후보자 청문보고서는 절대로 재송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명을 강행한다면 우리는 원내외 투쟁을 병행할 수밖에 없음을 다시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