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니 맥마흔 "미중 갈등은 사실상 패권전쟁..대응 노하우 공유해야"

      2019.04.24 12:15   수정 : 2019.04.24 15:54기사원문

"미중 무역분쟁은 사실상 세계질서를 바꾸기 위한 패권전쟁으로, 질서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함께 대비해야 한다."
'빚의 만리장성' 저자인 디니 맥마흔 (사진)마크로폴로 연구원은 24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하며 "한국은 미중 갈등에 낀 나홀로 국가가 아니며, 호주 등 다른 국가들과 노하우를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마흔은 지금의 무역 분쟁은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서의 기업활동이 쉽지 않아졌다는 데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전통적으로 정부가 중국에 강경하게 하는데 반대해왔지만 이제는 미국 기업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일자리를 되찾는게 문제가 아닌, 중국에서 활동하는게 어렵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중국에서의 기업활동이 어렵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지적재산권(IP)과 산업정책 때문이다.


그는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신기술을 외국에서 가져오게끔 했고, 이에 따라 IP 및 사이버도용 문제가 생겼다"며 "실제로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제임스 코미 국장은 "미국에는 중국의 해킹을 당한 기업과 해킹을 인지하지 못한 기업만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맥마흔은 "중국의 공급 개혁은 산업적인 측면에서 생산과잉(overcapacity)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이 소비를 증진하고, 소비의 방향을 재설정해야만이 과잉 부채, 노동비용 증가, 노동인구 감소, 중견국가의 함정 등이라는 문제에 빠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부채 기반 투자에 의존해서 급격히 성장했으나 이제는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 성장해야 하는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이 단순한 경제갈등이라기 보다는 이로 인해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고 봤다. 미국은 글로벌 무역체제에서 벗어나 자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고 있고, 중국 역시도 국제질서를 재편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맥마흔은 한국은 혼자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호주에서도 '이제 미국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한다"며 "호주의 경우도 과거 미국과 중국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일대일로 사업참여, 남중국해에서의 항해 등의 문제에서 선택을 해야한다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맥마흔은 결론적으로 "무역전쟁에 대한 직접적인 변화보다는 국제질서가 변화하면서 생기는 문제에 집중해서 대비해야 한다"며 "같은 지역 내에서 다른 국가들과 서로의 경험과 노력을 교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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