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속살이 그대로 보존된 연천 한탄강지질공원
2019.04.25 16:24
수정 : 2019.04.25 16:24기사원문
【 연천(경기)=조용철 기자】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오래 전엔 화산이 폭발했고 용암이 흘렀다. 공룡도 살았다. 이처럼 시간의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장소를 지질 명소라고 부른다.
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은 재인폭포와 아우라지 베개용암, 전곡리 유적 토층, 임진강 주상절리, 차탄천 주상절리 등 24개소가 여기에 해당한다. 경기 연천과 포천, 철원군 일대를 포함한다. 차탄천 주상절리, 은대리 판상절리와 습곡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지질탐방로 차탄천 에움길이 있다. 임진강과 한탄강이 만나는 합수머리(도감포)에서부터 북쪽으로 임진강을 거슬러 수 km에 걸쳐 아름다운 주상절리가 발달해 있다. 높이 40m, 길이 1.5㎞에 달하는 병풍처럼 펼쳐진 수직의 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미산면 동이리 주상절리는 임진강 주상절리의 백미로 꼽힌다. 약 100만년전~1만년전인 홍적세 중기 무렵 철원 북쪽에서 분출한 용암은 철원~연천 일대에 넓은 용암대지를 형성했는데 화산활동이 끝난 후 용암대지가 강의 침식을 받게 되자 강을 따라 현무암 주상절리가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절리는 암석의 표면에 발달하는 좁은 틈이나 금을 말하는데 침식을 받게 되면 이 틈이 벌어지면서 암석이 쪼개진다. 주상절리는 긴 통모양의 절리를 일컫는 말로 대개 현무암에서 가장 잘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무암은 용암이 굳을 때 발생하는 수축작용으로 인해 중심점을 따라 사각 혹은 육각형 모양으로 수직의 절리가 발달하게 되는데 침식을 받으면 육각형 모양의 돌기둥이 떨어져 나가면서 아름다운 주상절리 절벽이 만들어진다.
임진강 주상절리와 함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는 차탄천 주상절리로 향했다. 가령구조곡을 따라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차탄천은 철원 금학산 독서당리 계곡에서 발원해 총연장 36.8km를 흐르는 지방하천이다. 전곡에서 한탄강과 합류한다. 차탄천 용암협곡 주상절리 트레킹 코스는 연천읍에서 전곡읍까지 약 9.5km에 이르는 구간으로 용암 협곡의 주상절리를 감상하기에 좋다. 차탄천은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선캠브리안기의 화강편마암에서부터 백악기의 습곡운동, 신생대 초기의 하천 운동으로 퇴적된 자갈퇴적층(백의리층), 신생대 말기의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주상절리에 이르기까지 지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학술적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차탄천 주상절리는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서 현무암층을 볼 수 있다. 현무암층에는 수직으로 발달한 주상절리를 비롯해 방사상 형태나 여러 방향으로 복잡하게 발달한 주상절리도 볼 수 있으며 주상절리를 절단한 수평면도 가까이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다른 강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용암대지의 평원, 곡류, 주상절리, 판상절리, 용암댐, V자 협곡, 폭포, 수직단애, 백의리층 등 지구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지점들도 살펴볼 수 있다.
연천 전곡리 선사유적지 및 전곡읍 일원에선 5월 3일부터 6일까지 연천구석기축제가 열린다. 연천 전곡리는 1978년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발견된 곳이다. 한반도의 구석기문화를 포함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구석기문화를 두루 접하고 체험할 수 있는 학습형 축제인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는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연천구석기축제에서만 즐길 수 있는 대형 화덕에서 구워먹는 구석기 바비큐. 1m가 넘는 긴 꼬챙이에 꽂은 돼지고기를 참나무 숯불에 구워먹는 바비큐는 구석기축제의 가장 큰 즐거움이다. 세계구석기체험마당에선 프랑스, 독일, 포르투갈, 스페인, 탄자이나 등 세계 각국의 선사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구석기 시대를 살아가는 호모에렉투스 전곡리안들과 함께 찍는 인증샷은 추억을 남기기 딱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